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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 폄하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동반자 돼

[기자의 눈] 중국 폄하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동반자 돼

기사승인 2017. 08.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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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과 상대를 모르는 것은 정말 별개
중국인들은 지난 세기 한때 아시아의 병자로 불렸다. 아편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천조국(天朝國)으로 군림하면서 세계의 중심 역할을 한 것이 무색하게 이후 구미 열강과 일본에 의해 완전 동네북 같은 종이 호랑이가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중국인들을 우습게 본다는 점에서는 중국보다 더 한심한 처지에 있었던 식민지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짱골라나 장구이(掌櫃·보통은 짱깨)라는 비속어가 그때 유행해 지금까지 쓰이는 현실만 봐도 이 사실은 잘 알 수 있다.이런 시각을 결정적으로 굳히게 만들어준 것은 아마도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양국 간의 빈번한 교류가 아닌가 보인다. 짱골라, 장구이라는 말이 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본 중국인들의 경제적, 사회적 수준이 혹시가 아닌 역시였던 것이다. 당연히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을 우습게 보고 행동했다. 지금도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이런 몸에 밴 선입견은 솔직히 쉽게 버리기 힘들다. 그러나 버리거나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과 중국인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을 경우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진짜 그래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닌 것이다.

한중수교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인 ‘한국의 명승 사진전’ 개막식 모습. 중국 내 교민 사회의 붕괴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제공=베이징 한국문화원.
24일로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은 지금 중국의 교민 사회는 축제 분위기가 돼야 하나 우울하다. 개인이나 크고 작은 투자기업들이 영업이 안 돼 영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한인 사회 소식통들의 최근 전언에 따르면 외견적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양국의 갈등 후폭풍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막연한 우월감 하에 묻지 마 투자에 나선 행태도 나름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보인다. 한마디로 경쟁력 없이 이제는 모든 것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중국을 우습게 봤다 호되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나 싶다.

중국인들을 우습게 보는 우월감에서 파생된 막연한 자신감은 대중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오히려 실패를 불러올 확률이 더 크다. 따라서 이제라도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중국 교민 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해야 한다. 더불어 양국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의 도래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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