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감사·사외이사 ‘낙하산 천국’

장도민 기자
2014/03/11 14:56

주요 증권사 모두 권력기관 출신 중용

올해도 증권사 감사와 사외이사 자리가 정부·금융당국 출신 낙하산 인사들도 가득 채워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16개 증권사는 2013회계연도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융감독원과 검찰 등 권력기관이나 정부관료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감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송경철 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서비스본부장 부원장을 상근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송 전 부원장은 금감원 증권검사국장, 증권감독국장,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 등 주로 금융투자 관련 업무만 수십년간 맡아왔다.

현대증권은 정기승 전 금감원 증권감독국장을 감사로 선임한다. 정 전 국장은 금감원 이븡행감독국장, 뉴욕사무소장 등을 거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이광섭 전 금감원 증권검사국 팀장,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 증권감독국 경영지도팀장을 지낸 바 있는 김석진 감사를 각각 재선임 할 계획이다. 동부증권도 금감원 출신인 김진완 감사를 재선임한다.

금감원 뿐 아니라 정부 관료 출신들도 감사 또는 사외이사로 대거 선임된다.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삼성증권), 이동근 전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동양증권), 김명진 전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동양증권), 정동수 전 환경부 차관(교보증권), 김성진 전 조달청장(교보증권), 김병열 전 기획재정부 감사담당관(교보증권), 김상남 전 노동부 차관(현대증권), 윤남근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현대증권) 등이 감사 또는 사외이사 후보에 올라있다.

조대환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대우증권), 이창원 전 국세청 세무조사관(대우증권), 강정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대우증권), 임성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HMC투자증권) 등도 감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증권사들이 권력기관이나 정부 고위 관료 출신들로 사외이사·감사 자리를 채우는 것은 검찰 수사나 국세청·금융당국의 조사로부터 ‘바람막이’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는 “권력기관 출신들의 사외이사 선임은 회사가 해당 기관들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 및 문제 발생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험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외이사는 권력기관에 대한 로비가 아니라 경영진을 감시·견제해 올바른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권력기관 출신을 기용하는 회사와 인사들 모두 사외이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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