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40년 만에 첫 ‘사학 규제 완화’ 추진

서울시교육청은 사학기관에 대한 각종 규제를 검토·완화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학기관 운영 활성화 방안 수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사학기관의 운영을 어렵게 하는 과도한 규제를 풀어주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TF를 꾸려 사학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예산 및 법률 개정 검토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학이 1974년 고교평준화 정책 이후 수업료 책정·교육과정 편성 등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학생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배정되는 만큼 공립학교에 비해 많은 규제를 완화·폐지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과 달리 초·중·고교 법인은 재정이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라며 “사학 운영에 문턱이 되는 규제를 완화해 사학을 지원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사학에 대한 규제를 지나치게 풀어주면 입시비리를 저질렀던 영훈국제중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부패 요소와 교육 요소를 엄격히 분리해 생각하고 사학 비리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내 전체 학교 수 대비 사립학교 비율은 48.5%, 전체 학생 수 대비 사립학교 재학생 비율은 33.0%다. 고등학교의 경우 이 비율이 각각 62.9%와 64.1%로 오히려 사립이 공립보다 많은 상황이다.

TF는 △사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없애는 방안 △법인운영 관련 지원제도 정비 △학교운영 관련 지원제도 정비 △사학기관 재정건전화 등을 큰 틀로 정하고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한다.

학교운영과 관련해선 공·사립에 차등 지급되는 시설비를 똑같이 지급하거나 학급 수 감축으로 과원 교사가 나오면 해당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기간제 교사의 임용 여건을 공립보다 완화하고 특수 교과목 교사는 탄력근무제를 시행해 학교 예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예산 확보나 법률 개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어떤 규제를 풀지 확답하기 어렵다”며 “사학과 교육계의 요구를 반영해 실질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