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에 흔들리는 새정치.. 광산을도 일촉즉발
기동민의 '딜레마', 실리냐 명분이냐..
전략공천 옹호하던 천정배, 전략공천에 뒷통수 맞아
윤희훈 기자|2014/07/07 16:12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감당하려면 우리를 얽어매는 낡은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당의 전략공천에 따른 희생을 수용할 것을 요청했으나 당 내 예비후보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 전 부시장은 전략공천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장고(長考) 모드에 들어갔다.
기 전 부시장의 딜레마는 ‘실리’와 ‘명분’이다.
사실 광산을 공천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자신에게 돌아온 전략공천 카드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게다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동작을에서 당선될 경우 향후 탄탄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명분이다.
이미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입을 씻고 동작을에 출마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면이 서지 않는다.
지역을 계속 관리해온 허 위원장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기 전 부시장과 허 위원장은 20년지기 친구다.
당의 명령을 따를 경우 20년 지기 친구와의 우정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허 위원장도 “기 전 부시장이 전략공천을 수용할 경우 (친구를 배신했다는) 인간적인 비판을 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동작을에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것도 내심 걸린다. 7·30 재보선을 목전에 두고 야권 연대가 이뤄질 경우, 새정치연합이 동작을 지역을 양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 전 부시장으로선 최악의 수다. 실리도 없고 친구만 잃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당의 전략공천 결정을 거부하며 후보직을 반납할 경우 당에 큰 혼란을 주게 된다.
하지만 동작을의 갈등을 진화한다고 해도 아직 광주 광산을이 남아있다.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광산을 후보로 제3의 인물을 영입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말은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나를 부당하게 배제하기 위한 핑계”라고 비판했다.
현재 전략공천 후보로는 권은희 전 서울 관악경찰서 과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천 전 장관은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단행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당 내외에서는 당 지도부의 연쇄적인 전략공천에 대해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6·4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을 옹호했던 천 전 장관이 전략공천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시 천 전 장관은 “광주시장 후보 선정과정에서 당이 광주시민 여러분과 충분히 상의하지 못한 점 송구하다”며 “하지만 이번 공천은 광주의 기득권 정치를 바꾸고 정치개혁을 이룩하려는 당 지도부의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