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백원 받으려 통장사본까지…속터지는 ‘기프티콘 환불’
홍성율 기자
2014/08/12 06:00
2014/08/12 06:00
정부 환불절차 간소화 권고에도 여전히 복잡
환불 포기 유도…미환급금 챙기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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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은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의 자동 환불제를 아예 도입하지 않고 있다. 기프티콘 구매자나 수신자가 유효기간이 만료된 미사용 기프티콘에 대한 환불 요청을 해야만 환불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모바일 상품권은 시장 특성상 소액 결제가 많은 데다 환불 절차가 복잡해 미환급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몇백원짜리 상품권을 환불받으려 본인 인증 등 절차에 시간을 빼앗기기보다는 환불을 포기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자동환불제가 미환급금을 줄이는 핵심 환불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이다.
KT 자회사인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의 자동 환불제를 구매자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결제 시스템에 상품권 환불 대상을 수신자로 기본 설정해 낙전 수입을 유도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프티쇼 수신자의 경우 자동 환불 권한이 없어 결제 시 환불 대상을 구매자로 변경하지 않는 한 자동 환불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프티쇼 수신자는 무조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환불받을 수 있는 얘기다. 구매자 역시 포인트 환불이 아닌 현금 환불 땐 본인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유통 플랫폼 ‘선물하기’에 자동 환불제를 도입해 상품권 소유권자가 환불 요청하지 않더라도 환불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선물하기에서 곧바로 유효기간 연장과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통장 계좌번호 입력과 단문문자메시지(SMS) 본인 인증 절차만 거치면 현금 환불이 가능하다. 연장 유효기간 만료 이후에도 환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포인트로 자동 환불해준다. 상품권 유효기간 연장과 환불 절차 개선으로 미환급금을 제로화해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쿠폰사들이 복잡한 환불 절차를 유지하는 수법으로 모바일 상품권 이용자에게 돌려줘야 할 미환급금을 가로채고 있다”며 “상품권 이용자들이 미사용 상품권 환불을 당연히 돌려받아야 할 권리라는 인식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휴대전화 번호 변경 등 상품권 이용자 정보가 바뀔 수 있어 자동 환불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본인 인증 확인 절차 없이 포인트로 환불하면 되레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