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직접구매)가 내수경기를 망친다
정해용 기자
2014/08/12 14:11
2014/08/12 14:11
KB금융 경영연구소, 국내 제조업체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해외직구' 지적
인터넷을 찾아보면 블로그 등 해외직구 방법도 상세히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이용에 불편함도 없다.
직장인 한모씨(26·여)도 ‘6pm’ ‘아이허브’ 등 해외직구 사이트의 단골 고객이다. 신발, 생활필수품 등을 싸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내수경제의 풍향계인 제조업체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2014년 1분기 서비스 자영업 경기동향 분석’보고서에서 “2014년 1분기 소비지출 증가와 가처분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영업경기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1~3월) 기간 중 국민들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1%, 4.4%씩 늘어났지만 자영업자들은 외려 불경기의 한파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자영업자들의 소득과 매출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는 경제의 기본현상으로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이끄는 정부 경제팀도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재정·세제 정책 등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증가해서 국민들의 소비가 늘어나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정부의 정책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해외구매 대행과 해외 직접구매 활성화에 따른 도소매업 위축’으로 진단했다.
실제 KB카드 가맹점인 도소매업의 월평균 실질 매출액의 추이를 보면 2012~2013년 170만~185만원대를 유지하던 것이 올해 1분기에는 166만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선 2.5%의 매출액 하락을 보였다.
KB국민카드의 업종별 매출실적을 분석해 2012년 4분기부터 매분기별로 발표되는 자영업자 업황현황 지수인 KB소호(SOHO)지수도 도소매업 지수는 20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지수로는 32포인트, 비율로는 -5.7% 성장한 수준이다. 소호지수가 발표된 이래 최저수준이다.
KB소호지수는 156개 서비스 업종의 KB카드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토대로 서비스 자영업의 총생산을 구한 후 이를 지수화한 데이터다.
특히 해외직구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의류와 화장품 등의 소비재 부문에서의 위축이 심화된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정정균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해외직구의 대부분 품목들이 도소매업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류·신발·화장품류에 집중돼 있다”며 “지금은 일부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지만 환율이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진행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