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급유기’ 기종 선정 어디가 유리할까?
미 보잉 전략화된 '맞춤형'...에어버스 급유·화물·병력수송 '다목적형'...전략무기 분류, 종합평가기법이 기종 선정 승패 가를 듯
김종원 기자|2014/11/2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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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독도와 이어도 등 공군의 전투력 투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KC-X) 사업의 최종 기종을 내년 초 결정한다. 당초 이달 셋째 주까지 업체 가격 협상을 거쳐 넷째 주에 오픈 비딩을 한 다음에 다음 달 초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기종을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3일 “가격 협상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업체가 제시한 절충교역 안이 우리 목표에 충족되지 않아 다음 달 중으로 기종을 선정하려던 계획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익을 고려해 최대 이익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며 최소 1~2개월의 협상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에어버스의 A330 MRTT는 공중급유, 화물 수송, 병력 수송 등 동시 임무가 가능한 대형 다목적 전략급유기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A330-200 민항기를 개조해 많은 양의 공중 급유와 2배 이상의 병력 수송을 할 수 있다. 다만 이착륙 거리가 700여m로 길다. 또 한반도의 종심과 작전 범위가 좁아 굳이 대형 공중급유기를 살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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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IAI사의 공중급유기는 민항사가 사용하던 중고 B-767 기종을 개조한 공중급유기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KC-46과 유사하기 때문에 급유·화물·인력 수송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존 기체를 개조한 것이어서 가격도 절반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1대 더 줄 수 있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중급유기 선정과 관련해 한 항공전문가는 23일 “만일 종합평가기법으로 가게 되면 미국의 항공기가 유리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있다”면서 “특히 공중급유기는 전략 무기로 분류돼 있어 미국 항공기가 아니면 한국에서 상호운용성을 발휘하는데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항공전문가는 “유럽의 에어버스 공중급유기도 다목적 전략형 항공기로서 상당히 괜찮고 이미 여러 국가에서 전력화해 운용하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공중급유기도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종합평가를 하게 되면 실제 획득 비용이 그리 높은 가중치를 얻지 못하고 후속군수 지원이나 절충교역, 운용유지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공군 출신 예비역은 “기름을 많이 급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에어버스가 매력적이지만 반대로 항공기가 크면 그만큼 기름을 많이 먹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면서 “다목적 전략형 항공기로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한국적 지형에서 4대만 운용하는 공군 차원에서 자신의 몸에 맞는 특화되고 전략화된 공중급유기를 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보잉과 IAI 기종의 경우 공중급유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이·착륙할 수 있으며 반대로 에어버스 기종은 전략 수송까지 가능한 큰 기체라는 장점이 있다”면서 “어느 기종이 결정되더라도 공군력의 향상은 반드시 보장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