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식세계화’ 사이트에 ‘동해’ 대신 ‘일본해’ 파문

정석만 기자|2014/11/27 12:17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가 사용되고 있는 ‘한식세계화’ 사이트.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한식 세계화’ 사이트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업체 이케아가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으로 표기해 국민적 공분을 산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사이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한식세계화사업 추진기관인 한식재단(이사장 강민수)이 운영하고 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한식세계화 사이트가 국민정서를 거스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운영 주체인 한식재단은 물론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논란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한식세계화사업의 공식 홈페이지인 ‘한식세계화’ 사이트(www.hansik.org)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세계 지도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도는 한식재단의 사업과 연혁, 목적 등의 내용을 담은 ‘한식재단 소개’ 카테고리 내 한식재단의 위치를 알리는 것으로, 해당 지도를 축소하면 ‘일본해(동해)’의 병기 표기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일본해’만 표기된다.

한식세계화 사이트는 한국어 외에 일본어·중국어·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5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각 언어 홈페이지에서도 해당 지도가 그대로 보여진다. 한식에 관심을 갖고 재단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전세계 네티즌에게 ‘동해’ 대신 ‘일본해’를 알리고 있는 셈이다.

비록 동해 표기와 관련해 국제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국내외에서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민정서와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식의 세계화가 단순히 음식만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성격을 감안하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식재단은 MB정부 시절 발족한 범정부차원의 ‘한식세계화추진단’을 모태로 해 2010년 출범한 정부인증 공식 민간전문기관으로, 한식과 한식 관련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고 한식 산업 육성, 한식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2년 5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한식세계화사업 추진기관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한식 가이드북 유럽 출판기념회와 퓨전 한식 홍보행사 등과 관련해 방만한 사업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