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중공업, 20년만에 진급자 발표 앞당긴 속내는?
20년간 12월 마지막주 수목금 파업 관행 깨고 이달 5일 진급자 발표
진급 대상 대리 전원 과장 승진 예정…과장 승진시 연봉제 적용되고 파업 참가 불가능
홍정원 기자|2014/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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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일반직원 진급자 인사 발표가 이 같이 앞당겨진 데에는 4일 예고된 부분파업이 배경으로 지적된다. 진급을 앞둔 직원들이 진급 명단에서 누락될 것을 우려해 파업 참가를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일반직 진급자 발표가 오는 5일 실시될 예정이다. 5일 진급자 명단이 발표되면 20여년 가까이 매년 12월 마지막 주에 실시하던 관행이 무너지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파업 다음날인 5일이라는 날짜가 의미심장하다”며 “지난 20년간 크리스마스 이후에 행해지던 진급자 발표를 20일 이상 앞당겨 파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발표 때에는 진급 대상에 오른 대리 전원이 과장으로 승진할 전망이다.
노사분쟁이 해를 넘길 수 있는 만큼 노조 측은 3차 파업을 겨냥한 ‘노조 힘빼기’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과장부터는 노동조합 조합원이 될 수 없는 만큼 많은 대리급들이 내년 쟁의 때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며 “조합원을 한 명이라도 더 줄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7일 벌어진 1차 부분파업에서 집회 참가인원만 해도 노조 추산 6000명, 회사 추산 3000명이 집결한 바 있다. 이날 파업과 함께 병행한 협상에서 생각보다 높은 파업 열기에 회사측이 당황해했다는 후문이다.
과장 진급 대상자에 오른 대리급들의 반발도 크다. 과장으로 진급하게 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연봉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승진 예정자인 한 대리는 “당장 다음달부터 연봉제가 적용되면 지금 받고 있는 연봉보다 적은 금액을 수령하게 될 수도 있다”며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사가 앞당겨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사에 대한 부분은 대외비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노조는 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두 번째 부분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