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한 북한에 공동 대응” 미국 요청에 중국의 동참 가능성...그 여파는?

김유진 기자|2014/12/22 11:38
출처=/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미국 정부가 영화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공동 대응을 요청한 데 대해 중국이 동참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미국과 중국이 소니 공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AP통신을 통해 밝혔다. 관계자는 또한 중국은 (북한의)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이 사이버 공간에서 적절한 행동 규범을 위반한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짜증이 물 위로 떠오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에서 북한에 대한 분노가 일고 있다고 보도해 중국이 북한에 등을 돌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NYT는 이 기사를 통해 4일 전 저장대학 한국연구소 리둔추 교수의 ‘중국의 동반자인 북한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글에 대한 반박문인 왕훙광 인민해방군 예비역 중장의 환구시보 기고문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붕괴를 향해 나가는 다루기 어려운 동맹”이라며 “지원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핵 보유로 중국 변경지역의 핵 위협이 생겼으며, 김일성 주체사상을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채택한 북한을 사회주의 체제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NYT는 “정부 소유 신문에서 공개 토론이 벌어졌으며, 인민해방군 웹사이트에도 게재됐다는 점이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더불어 북한의 해커부대 병력이 최고 3000명에 달하고 능력은 미국과 러시아 다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21일 중국 인터넷 전문가와 탈북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북한은 대외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산하에 병력 1700~3000명의 해커 전문 ‘121부대’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정보기술 잡지인 ‘IT시대주간’도 지난 8월 미국 HP가 펴낸 ‘북한 해커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의 해커 병력은 최소 1700명에 달하고 그 공격 능력은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평가받는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또 북한의 취약한 인터넷 기반 시설이 북한 해커부대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라며 북한은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이나 미국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지만 인터넷망을 통해 접속이 거의 불가능한 북한에 대한 한·미의 보복 공격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협력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만약 중국이 미국을 돕는다면 이미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는 북한과 또 다른 긴장관계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앞서 20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차단 조치가 필요하며 첫 번째 단계로 중국에 관련 정보 공유 등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해외 인터넷 접속을 대부분 중국 통신망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협조가 핵심적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1일 미국이 근거 없이 북한을 해킹 배후로 지목했다며 “백악관과 펜타곤, 테러의 본거지인 미국 본토 전체를 겨냥한 초강경 대응전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든 죄 많은 날강도 미국에 편승해 정의에 도전해 나선다면 반미공조, 반미성전의 타격대상이 돼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