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밑빠진 ‘조선사’ 돈 붓다 발목 잡힌 우리은행

강태윤 기자
2015/03/23 06:00

SPP조선·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등에 대출금 1조원↑
대주주 예보 입김에 '울며 겨자먹기식' 추가 지원 가능성↑

우리은행이 SPP조선 등 부실 조선사에 대한 1조원 넘는 대출에 수익성 개선과 민영화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을 해 준 조선사들의 경영 상태가 호전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수천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SPP조선·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에 대한 대출액은 지난해 말 선수금환급보증(RG) 확정 기준 1조1550억여원이다. SPP조선이 488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각각 3910억원과 2760억원 규모였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들이 악화되는 추세다.
SPP조선은 2011년 357억원의 영업이익(IFRS 별도 기준)을 기록한 이후 영업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585억원, 15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비율도 2011년 132.29%에서 2012년 157.14%, 2013년 185.99%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1년 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TX조선해양은 2012년 6986억원, 2013년 2조359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성동조선해양은 2011년 1122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2년 1674억원, 2013년 1916억원으로 해마다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들 조선사에 대한 대출로 인해 수익성과 안정성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07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1조4000억원보다 낮았다. 반면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조7065원으로 자산 규모가 더 큰 국민은행(3조5760억원)보다 많았다.

문제는 우리은행은 경영 상태가 악화일로에 있는 이들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SPP조선은 우리은행 등 채권기관에 선박건조자금 485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액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는 국민·신한·스탠다드차타드·농협·외한은행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빠졌다. SPP조선의 회생 가능성이 낮아 추가지원이 손실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SGI서울보증과 SPP조선에 485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우리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채권담에 남기로 한데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선은 다른 업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커 정책적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큰 산업이다. 조선업은 매출 10억원당 12명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이는 자동차산업 10.7명, 반도체산업 4.3명, 석유화학산업 2.1명보다 높은 수치다.

SPP조선의 경우 사천조선소 2800여명을 비롯해 고성조선소(1500명)와 통영공장(1600명) 등 약 6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난해 STX조선해양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가 보름 만에 철회하는 등 경영 외적인 요소가 고려되는 모습”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우리은행이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지원을 계속하는 것은 민영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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