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기업銀 ‘정규직 텔러’…아직 먼 이야기
국민·우리은행 등 수천명 정규직 전환했지만 일부은행 무기계약직 유지
정해용 기자|2015/04/02 06:00
국민, 우리은행 등이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수천명의 직원을 정규직원으로 전환해온 것과 비교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대 은행(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기업·외환) 가운데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올해 들어서도 텔러 정규직 전환을 위한 별도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은 아직 텔러들에 대한 정규직화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별도의 직군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문제와 맞물려 양행의 텔러 정규직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계약직 텔러들을 준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표면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보이겠지만 정년까지 근무를 보장하는 등 다른 은행들과 처우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이달 들어 500명 중 16명의 텔러를 정규직화했지만 아직 추가 정규직 전환계획은 없다.
이들 은행들이 텔러들의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이유는 임금과 복리후생 등의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혜자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텔러 업무를 계약직으로 둬서 일반 정규직 업무와 직무를 구분할 경우 임금부문에서 정규직과 차이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법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계약직으로 별도로 관리하고 업무의 제한을 두면 정규직보다 훨씬 적은 인건비로도 텔러들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은행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2007년부터 ‘개인금융서비스직군’이라는 별도의 직군을 신설해 계약직 텔러 198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또 2013년에도 사무계약직으로 채용됐었던 443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신한은행도 ‘리테일서비스직군’을 신설, 2013년부터 텔러들을 정규직화했다. 2013년 전환된 인원만도 800명이고 이후 500명의 창구직원을 정규직으로 추가 선발했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지난해 1월 4300명의 텔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향후 채용에서도 정규직으로만 선발키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노사 간의 합의가 난 사항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는 현재 정규직화가 안 된 은행들도 텔러 정규직화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은행별로 교섭이 마무리된 후 정규직 전환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