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낙하산, 농협대 뒤덮다
농협대 총장 중앙회 임직원 출신 대다수
교수비율 88% 육박…농피아 논란 확산
조상은 기자|2015/04/28 06:00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농협대 총장은 2009년 취임해 2013년 1월 퇴임한 박해상 농림부 차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농협중앙회 고위직 출신 인사였다.
이와 관련 이건호 전 총장(2004년 7월~2007년 1월)은 농협중앙회 인력개발부장과 상무를 역임했고, 고영곤 전 총장(2007년 1월~2009년 1월)은 전북지역본부장과 상무를 거쳤다. 이재관 전 총장(2013년 1월~2015년 1월)은 농협중앙회 상무와 전무이사를, 올해 2월 취임한 남성우 총장은 농협중앙회 상무, 축산경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춘진 의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12명의 교수 중 두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로 확인됐다. 비율로만 따져도 83%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가 농협대 교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65%를 넘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89%, 88%에 달했다.
아무리 농협대가 특수목적 대학이라고는 하지만, 교수 대다수가 농업중앙회 출신으로 채워진 인사 자체는 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농협대가 특수대학이고 실무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교수 비율로 봤을 때 농협중앙회 출신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총장과 교수가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로 채워지면서 농협중앙회가 농협대를 퇴직인사의 재취업 창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사실상 농협대를 계열사 개념으로 운영하며 매년 수십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 같은 지적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김춘진 의원의 자료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농협중앙회가 농협대로 지원한 지원금은 2005년 62억원, 2006년 69억원, 2007년 68억원, 2008년 62억원, 2009년 46억원, 2010~2011년 34억원, 2012~2013년 33억원, 2014년 12억원 등 총 453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춘진 의원실 관계자는 “농협대 스스로 재원을 확보해 학교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농협중앙회 경력자를 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자기수혈이고 투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농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교수가 농협중앙회 출신이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퇴직 인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농협대를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교수 임용이 농협중앙회 내부 사람들의 짜고 치는 판, 즉 농피아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