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내 조선업, 빅3도 쉽지 않다
박병일 기자
2015/05/19 06:00
2015/05/19 06:00
성동조선해양 등 시장 퇴출시 중소형 선박 시장 중국에 내줄 상황
경기침체로 어려움 겪는 빅3, 조선산업 흔들릴 경우 어려움 가중
|
일각에서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악화된 대외 경영환경 탓에 중소 조선소가 몰락하는 것이 글로벌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빅3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국내 중소 조선소 중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조선소는 성동조선·STX조선해양·SPP조선·대선조선 등이다. 대한조선·신아SB·진세·오리엔트 등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매각이 진행중이고, 세광조선· C&조선, 녹봉조선, 삼호조선, 21세기조선 등은 매각됐거나 파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 등 중소 조선소가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빅 3의 생존도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며 “국내 조선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조선업계 주도권을 중국과 일본에 넘겨주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빅3는 중국의 급격한 성장으로 세계 조선산업이 재편함에 따라 해양플랜트·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급락한 국제유가와 엔저로 빅 3도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60달러대의 국제유가는 해양플랜트 신규 발주가 전무하다 시피 한 상황인데다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 엔저효과를 등에 업고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소조선소 들이 담당하던 15만톤급 이하 선박을 빅 3가 담당하기에는 생산단가가 맞지 않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성사시킨 수주규모는 39척, 약 47억달러(약 5조1000억원)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1분기 빅 3의 실적도 저조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해 현대중공업은 1889억원의 영업적자에서 1924억원으로 적자폭을 늘렸고, 대우조선해양도 806억원 흑자에서 433억원 적자로 8년 6개월만에 적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만이 전년 동기(-3625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26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754억원이 감소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업계와 달리 중국의 성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주잔량 기준으로(4월말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중 4곳이 중국기업이었다. 중국기업은 상위 35위안에 16곳이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 조선산업의 큰 위협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업계는 중국과 일본처럼 정부차원의 조선업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경우 조선해양산업을 육성하고 선박대출센터를 통해 중국내 해운 조선업체에 대한 자금 조달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 또한 선박투자촉진회사를 설립해 자국 선사들의 자국 건조를 통해 선복량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빅 3만으로 국내 조선업계를 지키기는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다”며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을 키우고 성장가능한 기업은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은 우리은행 등 일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반대로 법정관리 위기에 놓여 있다.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76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