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세번째 환자…보건당국 방역 ‘비상’
김시영 기자|2015/05/21 15:47
메르스는 치사율이 높고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아 국내에서 유행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보건복지부(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초 감염환자와 함께 병실을 쓰던 70대 남성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앞서 최초 감염자의 부인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특히 첫 확진환자와 같은 병실을 쓴 70대 고령 환자에 대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70대 남성은 발열 증세가 있어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옮겨져 현재 유전자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이 세번째 감염환자에 주목하는 것은, 이 남성이 감염자로 확인되면 첫 확진 환자 가족외 첫 감염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메르스는 통상 접촉 정도가 일상적인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하면 전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질병의 확산 추세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번째 감염자가 나오면 보건당국은 이 감염자의 이동경로에 따른 전염 가능성을 파악하게 된다. 만약 의료진에서 감염자가 확인된다면 감염이 더 확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40%에 달한다. 지난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도 발병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23개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65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40.7%에 달한다.
하지만 뚜렷한 예방책은 없다.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염성이 다른 질병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일단 병에 걸리면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호흡곤란증세가 나타난다. 심하면 폐 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추가 감염 확인 및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6월 검역·감시·역학조사·실험실 진단·위기관리 전문가 등으로 MERS중앙방역대책반을 꾸려 그동안 메르스의 국내 발생을 대비해 왔다.
이번에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입원치료격리병상을 가동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지만 추가 환자가 연이어 확인되면서 적지 않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발열 검사 등 검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