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퇴임, “저유가로 인한 변화, 우리에게 기회 될 수 있어”
문누리 기자
2015/05/28 20:06
2015/05/28 20:06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28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뼈아픈 시행 착오와 실패 경험 또한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남들이 갖지 못한 큰 자산이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유가 상황은 오일메이저들이 전례 없는 대대적 총비용 절감을 위해 스스로 변화의 주체로 나서게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선진국 엔지니어링 회사와 주요 장비 제조업체들의 과점적 시장지배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저유가 시대가 제공하는 ‘기회의 창’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그 영광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 3년 전”이라며 “지난 3년간은 아마도 세계 조선해양산업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시작된 하향세에 최근 유가하락의 충격이 겹쳐서 언제 호황이 찾아 올지 예상조차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술 인력 우대와 육성 △주력 사업의 내실과 안정 △성장동력에 대한 선택과 집중 △신뢰 열정 문화의 재현을 기본 방침으로 하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고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당면한 어려움이 많은 회사를 뒤로 한 채 이제 이 자리에서 내려가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고 사장은 “지난 3년 회사는 제작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자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힘을 기울여왔다”며 “이중 의미를 둘 수 있는 일은 세계 최고 수준 조선해양 EPCIC(설계·구매·건설·설치·시운전)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력과 우수 연구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R&D센터 건립 계획을 추진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자부심 고취와 정성립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도 빠뜨리지 않았다.
고 사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매년 수주 100억 달러 이상의 수주 목표를 달성해 세계적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왔다”며 “지난해에는 전체 업계의 수주부족 상황 속에서도 핵심 특허 기술을 확보하여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15척을 포함 모두 35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이 분야의 절대강자의 입지를 재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 취임하시는 정 사장님은 누구보다도 대우조선해양을 잘 아시고 사랑하며 또한 대한민국 조선해양업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사장은 오는 29일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장직을 끝으로 공식적인 업무를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