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공식 선언…20일 대사관 재개설
이미현 기자|2015/07/02 08:04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러한 사실을 발표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국영TV를 통해 대사관 재개설이 오는 20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날 오전 교환했다.
두 정상이 지난해 12월 17일 전격으로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한 지 6개월여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대사관 재개설 등 양국 국교 정상화에 대해 “미국이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양국은 반세기의 적대를 끝내고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게 됐다”며 “미래를 향한 역사적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대사관 재개설 시기는 올여름이라며, 이때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공식 방문해 성조기를 미 대사관에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바나에 대사관을 재개설하는 것은 미국 외교관들이 쿠바 정부관리와 시민사회 지도자, 일반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의 인권문제 등에 대한 비판을 의식, “쿠바와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함으로써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인권 이슈 등을 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가치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에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엠바고)를 해제해줄 것을 공식으로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 이익대표부 제프리 드로렌티스 대표를 통해 양국 간 대사관 재개설 등 국교 정상화를 제안하는 내용의 서한을 카스트로 의장에게 전달했다.
이날 비슷한 시각 쿠바 국영TV는 카스트로 의장이 대사관 재개설 시점은 이르면 7월20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쿠바는 미국과 외교관계를 재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2015년 7월20일 양국에 영구적인 외교시설을 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이 TV는 전했다.
또 그는 “양국민의 평등과 자유의지에 기초해 양국간의 우정을 발전시키기를 원하며, 양국은 서로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TV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발표를 생중계했다.
쿠바 외교부는 “경제, 상업, 금융 봉쇄가 계속돼 쿠바인들이 손해와 희생을 겪는 한 양국간 정상적 관계는 있을 수 없다”며 쿠바에 대한 미국의 엠바고 해제를 촉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엠바고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 “오바마 행정부는 잔인한 공산주의 독재에 의해 억압받았던 쿠바인들을 위한 조치는 전혀 없이 피델-라울 카스트로의 평생의 꿈인 정권의 정통성만 부여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