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효과’…역대 최악 남북관계 ‘8월 골든타임’ 살릴까
현정은도 방북예상, 대통령 8·15 경축사-한미군사훈련 등
각종 호재·악재 분수령…이산가족·억류자 등 현안타결 주목
최태범 기자|2015/07/07 17:05
다음달 초중순에는 남북관계 개선에 호재가 될 수 있는 각종 소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반편 그 이후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악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달 4일은 고(故) 정몽헌 회장의 12주기 추모행사를 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방북이 예상된다. 현 회장의 방북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2013년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기도 했다.
이어 5~8일에는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이 여사의 방북이 진행된다. 김 제1비서와의 면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 여사의 방북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순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 여사의 특사 활용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여사를 특사로 적극 활용해야 김 제1비서와의 만남도 성사시킬 수 있고, 남북관계도 풀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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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은 특사로 전직 대통령들을 파견해 자국 국민의 북한 억류 문제를 해결해 왔다. 우리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 정도가 있지만 5·24 대북제재 조치 등 관련 정책의 입안자인 만큼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활용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 여사의 경우 6·15 1차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강력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또 이 여사 측이 요청한 7월 방북을 북한이 한 달 미뤘다는 점에서 ‘북한이 8·15 광복7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길 대북 메시지도 남북관계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변곡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북한은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담긴 각종 대북제안을 비난하고 위협성명을 내놓았다.
정부가 이를 감안해 올해 어느 정도의 수위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단 박 대통령이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나오면 남북관계는 개선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일정들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달 중순부터 남북관계는 또다시 악화될 소지가 높다. 특히 한미군사훈련 UFG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끌고 가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UFG가 끝나더라도 9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다뤄질 북한 인권문제가 있고, 10월에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 계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높다.
한 대북 전문가는 “자연스레 각종 일정에 맞춰진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은 8월 이후에는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어느 정도의 유인책을 가지고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