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재개, 새 출발 ‘그리스’...치프라스가 할 수 있는 다음 시도란

고진아 기자
2015/07/20 10:42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대통령 궁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새로운 내각 의원들의 선서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신화통신
지난 주 혼란 속에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개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그리스가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그동안 영업이 중단됐던 은행들의 업무 재개와 내각 개편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19일 캐나다 언론 CBC 뉴스에 따르면, 3주만에 영업이 재개되는 그리스 은행들은 그러나 기존의 예금인출 한도인 하루 60 유로 인출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 주에 420 유로를 한꺼번에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가됐으며, 아직은 현금인출만 가능할 뿐 현금을 수표화 하거나 해외에서의 송금도 받을 수 없다. 새 계좌 개설과 휴면 계좌 활성화도 제한된다.

치프라스 알렉시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16일 개혁안 표결에서 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진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 장관을 경질하고 파노스 스쿠르레티스 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스쿠르레티스 장관은 이번 개각이 “새로운 현실을 향한 정부의 조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영업 재개와 내각 개편 등의 움직임은 치프라스 총리가 나라 안팎으로 잃었던 신뢰도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주 통과된 개혁안은 이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정치인들에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치프라스 총리의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그리스의 한 매체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이 지금 실시 될 경우 어느 정당을 선출하겠느냐의 질문에 42.5%가 현재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선택했다. 제1야당 신민주당은 21.5%에 그쳤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25%의 실업률을 넘기고 있는 경제 침체 혹한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19일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치프라스 총리가 취할 수 있는 차기 실험 방안으로 민영화를 꼽았다. 채권단들은 돈의 액수가 증가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과 다른 전문분야, 투자 등에서 얻는 혜택도 중요하게 생각해 민영화로 얻는 부가적인 이익에 관심을 둘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그리스의 지방공항 매각은 관광업의 새 기회를 창출하고 주요 인프라시설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문은 그러나 시리자가 외부 감독하 에 새로운 민영화 기금을 설립하는 것에 동의했지만 문제는 이 기금의 구체적인 방안이 모호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어떤 자산이 매각되고 누가 결정을 담당하는지 등의 세부적인 내용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기금의 운영방식에 의문을 던졌다.

마찬가지로 구제금융 프로그램 밖에 있는 정책분야도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시리자가 대학 시스템 점검을 위해 개정한 법안 초안에는 학생들이 학교의 고위급 간부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내 경찰 진입을 금지할 수 있다. 또 학문적인 이점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거버너스 구조를 도입했다. 이는 다음 세대들의 기술, 혁신 등의 개선과 더불어 국가의 수익을 가져오겠다는 목표에 중점을 두었지만 비판가들은 이 같은 새로운 법안이 3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문은 이러한 민영화와 대학교의 논쟁이 그리스의 채권단이 맞닥뜨린 딜레마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유로존의 정책 입안자들은 자신들이 만일 향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그리스의 국유자산 매각과 교육프로그램을 통제하려 할 경우 그리스의 주권을 침해하고 세세한 것까지 관리하려 한다며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의 공급 측면의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좌파의 교리를 인정하며 옆으로 비켜서 있을 경우 결국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실패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로존 내에서도 기존 협상안의 회의적 시각과 변화의 요구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이번 협상은 유럽연합이 기존의 긴축보다는 성장과 투자 강조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시사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위기는 유럽 프로젝트내 유럽인의 신념을 약화시켰다며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유럽의 과잉이 아닌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를 관리할 더욱 강력한 기구와 선봉 역할을 할 국가가 필요하다면서 프랑스도 이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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