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리부트④]품질로 이룬 ‘절반의 성공’...新품질경영으로 절반마저 채운다
품질경영 후 미국·중국 등에서 인정 받아, 현대·기아차 각종 평가 휩쓸어
대외 환경 아닌, 내부 상황 해결 시급…노조파업 있을 경우 후퇴할 수 있어
최성록 기자|2015/07/28 06:00
◇정몽구 회장의 신 품질경영으로 세계시장 우뚝
정 회장이 부임한 1998년 이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품질은 날이 갈수록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한 브랜드였다. 올해에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톱’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가 6월 발표한 2015년 신차품질조사에서 기아차가 21개 일반브랜드 중 1위, 현대차가 2위에 오르며 2년 연속 양사가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하는 쾌거를 거뒀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컨설팅 조사회사인 오토퍼시픽사가 발표한 ‘2015 고객만족도 조사(VSA)’에서 현대·기아의 5개 모델(K9·K7·쏘나타·쏘울·스포티지)이 차급별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호평은 중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7월 현대차는 ‘2015 중국 판매만족도 평가(SSI)’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베이징현대는 조사 대상 71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800점이 넘는 812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진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점이다. 둥펑위에다기아(기아차 중국법인)도 전체 업체 평균 682점을 상회하는 744점으로 5위에 올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반 ‘톱5’ 등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장환경 변화를 꾸준히 감지해 선제적인 품질향상 활동을 추진해 온 정 회장의 ‘신 글로벌 품질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노사·품질 혁신 없이는 현대차의 성공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현대·기아차는 객관적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영업이익 및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저환율에 따른 일본 및 유럽 경쟁업체들의 공략이 거세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현대차의 활약도 ‘공허한 울림’에 그치게 된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신차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이 ‘모델 노후화’에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라인업 확대는 물론, 해외 공장 증설 등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외 문제(환율)말고도 노사문제와 품질혁신 같은 내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차의 성공도 ‘반쪽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는 임금 상승과 생산성 하락, 경쟁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2012년에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는 다음해부터 판매 부진, 환율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매년 줄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올해도 기본급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미국 및 스페인·이탈리아 같은 자동차 브랜드는 최근 노사 합의 후 임금 동결 등의 노력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은 경쟁국에 치여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및 중국 업체들이 매년 괄목할 만한 품질 향상을 거둔데 반해, 현대·기아차는 품질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5~6년 전 현대차 모조품을 만들었던 중국업체들도 이제는 비슷한 수준의 차량을 더 싸게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측과 노조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현재 매너리즘을 버리지 않는 한 품질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