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활성화 위해 모든 카드 꺼낸 현대차…희망 보이나?

중국 성패가 글로벌 성패로 연결, 위안화 평가 절하 등 모든 기회 활용해야

최성록 기자|2015/08/20 06:00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시장에서 성적회복을 위해 수장교체, 가격할인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다 꺼내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신차를 통한 실적향상뿐이다. 하반기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시장에서 반토막 난 판매량(3월 16만1553대→7월 8만4168대)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미 수립해 둔 글로벌 전략까지도 수정해야 한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이례적으로 중국전략담당으로 ‘젊은 피’로 분류되는 담도굉 부사장을 임명했다. 그동안 중국전략담당자는 1950년생 이하의 그룹 내 최고참급이 맡아왔었다. 따라서 1959년생인 담 부사장의 부임은 세대교체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현대차의 의지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비교적 젊은 담 부사장을 중국전략담당으로 전격 임명한 이유는 그만큼 중국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인사를 포함해 현대차는 올해 들어 중국 공략을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13년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GM·폴크바겐 등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 심화와 현지 업체들의 약진이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올 초부터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현대·기아차의 판매는 16만1553대였지만 지난달에는 8만4168대를 기록해 불과 4개월 만에 판매량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 7개 공장, 연산 195만대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8년에는 9개 공장, 연산 270만대 체제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2018년 연 1000만대 생산’을 위한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목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의 판매 향상을 위해 현대·기아차는 최근 신모델이 출시되는 투싼ix와 판매가 부진한 싼타페의 가격을 각각 2만 위안(380만원), 1만~3만 위안(190만~570만원) 인하했다. 일부 현대·기아차 딜러들은 대당 1000만원에 달하는 할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극약처방에도 현대차의 중국내 점유율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수장교체로 인한 새 전략수립 △가격경쟁력 확보 △신차의 활약 등이 분명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중추절·국경절 등 연휴가 몰려 있어 성수기로 분류되는 9월부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9월 신형 투싼, 10월 신형 K5, 내년 초 신형 스포티지 라인업을 통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로 했다.

또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중국 전략 차종을 다양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세단부터 고급 세단까지 생산 라인업을 재구축해야만 한다.

현재 1700여개인 중국 내 딜러도 내년까지 2000여개로 늘리고 중서부 지역과 소도시 딜러를 집중적으로 확보해 중국 판매망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장교체·가격인하까지 돌입한 현대·기아차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 내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 절하도 기회로 만들어야 할 만큼 절박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3분기 중국시장에 출시되는 현대차 투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