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면세점 사업권 박탈 위기에 ‘전전긍긍’

김지혜 기자|2015/08/26 17:47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반(反) 롯데정서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9월25일로 예정된 면세점 입찰 마감시한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연 매출 2조5000억원에 30%가 넘는 영업이익을 남기는 ‘알짜배기’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면세사업권이 올 연말 만료되는 롯데로서는 속이 바짝 타들어 간다. 어느 한곳은 놓치지 않겠냐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최악의 경우 두 곳 모두 박탈당할 수 있을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상황이 점점 롯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내 면세점에 대해 부과하는 특허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이익 환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데 이어 지난 20일엔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면세사업의 재무제표를 별도로 작성해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실상 비상장회사로 베일에 가려 있는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을 겨냥한 법안들이다. 관세청도 이번 면세점 경쟁입찰에서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의 칼끝이 롯데면세점에 향하고 있는 셈이다.
면세점은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세금을 받지 않은 대표적 국가의 특혜사업 중 하나다. 게다가 입점수수료가 높은 공항면세점과 달리 시내면세점은 연매출의 0.05%의 특허 수수료만 내면 모든 수익이 고스란히 기업에 돌아가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 6월 신규 사업자 입찰에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내로라하는 유통강자들이 모두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롯데면세점은 8조 면세사업 중 절반을 독점하고 있을 정도로 그동안 면세사업 특수를 누렸다. 유통업계가 경기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을 때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1조7972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4년이 지난 2014년 3조9494억원으로 119.75% 증가했고, 이 기간 매출 총이익도 2010년 6603억원에서 2014년 1조4930억원으로 126.11% 급증했다.

많은 이익을 낳는 알짜사업이자 국가의 특혜사업을 상장 계획이 있다고 하나 여전히 일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호텔롯데에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신규 사업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비슷한 지역에 면세점 입지를 내놓았던 쟁쟁한 경쟁자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어 롯데로서는 면세점 사업권 수성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