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부패 총리’ 사퇴 압박...실현 가능성 진단 ‘말레이계’와 ‘링깃화’에 달려
이미현 기자
2015/09/01 10:43
2015/09/01 10:43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 사퇴 여부가 ‘링깃화’와 ‘말레이계 무슬림’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총리 사퇴가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29~30일, 말레이시아 전국 각지에서는 라자크 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20만 명 규모(주최측 추산)의 시위가 열렸다. 라자크 총리는 정부계 펀드 ‘1MDB’에서 약 7억 달러(약 7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약 3000만 명의 말레이시아 인구 중 과반수 이상인 말레이계 무슬림이며 그 다음으로 중국계, 인도계가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주말 시위에는 중국계, 인도계 주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친 소장은 “총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말레이계 무슬림 사회”라면서 사퇴 압박이 쌓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과거 시위들보다 말레이계 무슬림의 참여율이 적어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은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깃화이다.
최근 링깃화가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8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외화보유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친 소장은 “만약 경제와 함께 링깃화가 회복된다면 나지브 총리는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지만 “현재 달러 대비 4.19링깃까지 가치가 떨어졌는데 4.6~4.7링깃까지 급락한다면 총리는 사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링깃화 하락에 대해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촉발된 면이 크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나지브 총리가 사임한다 해도 말레이시아의 부패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말레이 국립 말라야대학교 행정정치학 테렌스 고메즈 교수가 주장했다.
고메즈 교수는 “부패척결 민주화 운동인 베르시 캠페인이 4번째에 이르렀음에도 말레이시아의 부패상황은 강력해지고만 있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