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청년희망펀드’ 동참 물결 인다

사회지도층 '노블레스 오블리즈' 뛰어 넘어 온 국민 '제2의 금 모으기 운동' 확산...이석현 국회부의장 야당의원 첫 가입 "말로만 일자리 창출 아닌 희생 동참"...'가든파이브' 2000명 상인들도 "힘들지만 동참"

김종원 기자|2015/09/25 05:32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후 집무실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적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자신이 제안한 청년희망펀드에 제1호 기부자로 서명하고 있다. / 청와대
“청년희망펀드의 목표는 액수가 아니라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면서 한 말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실업 문제 해결을 십시일반 조금씩이라도 거들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청년희망펀드 아이디어를 내고 지난 21일 제1호로 가입했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노사정 합의를 계기로 박 대통령이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했다. 기부금은 펀드를 운용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청년일자리 사업 지원에 사용된다.

청년희망펀드가 이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동참 물결이 일고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절박한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17년 만의 노사정위원회 노동개혁 대타협의 정신을 살려 사회 통합의 모멘텀을 삼자는 취지가 강하다. 기금의 용처를 처음부터 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오직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자발적인 국민 참여 운동 성격이 강하다는 반증이다.
박 대통령을 잘 아는 한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어떤 발언이나 정책, 국정 수행을 할 때 겉으로 보이는 그 자체가 전부이며 어떤 숨은 의도나 목적을 갖고 절대로 꾸미지 않는다”면서 “사실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애국심과 순수함, 진정성을 믿기 때문에 그것이 국정의 큰 원동력이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어떤 개인적인 욕심을 갖고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위한 진정성과 애국심이 박 대통령의 일관된 정치적 소신이며 원칙”이라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 연애, 인간관계,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2030 오포세대’들의 심각한 취업 문제를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조성된 청년희망펀드가 여야 정치인은 물론 소상공인, 종교계, 연예인, 스포츠스타, 일반 국민까지 자발적인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오후 현재 청년희망펀드 동참 인원 수는 4만3200여 명이며 모인 기금은 13억2700여 만원이다.

서울 동남권유통단지 ‘가든파이브’ 상인 2000명이 동참하는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기부협약을 맺은 후 모상종 상인 회장과 상가 상인들이 24일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우리은행 제공
정치권의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서병수 부산시장,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이승훈 청주시장, 박세복 영동군수,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과 청년위원들도 동참했다. 가수 주현미 씨와 골프여제 박인비·박세리씨,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도 가입하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와 전국은행연합회, 농협중앙회, 한국감정원, 서울 동남권유통단지 ‘가든파이브’ 상인 2000여명도 가입했다.

특히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기부 협약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가든파이브 상인들은 2003년 청계천 복원계획이 수립되면서 당시 청계천 상인들을 위해 서울 송파구에 조성된 대체 상가 5000여개 점포에 입점했다. 상가 이전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상인들이 청년희망펀드 취지에 공감해 젊은 세대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탰다.

상인 대표 모상종 회장은 “금 모으기 운동 때처럼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온 국민이 발벗고 나서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지 않느냐”면서 “소액이지만 십시일반하면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을 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약을 맺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은 소수가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액이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값지고 소중한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기부가 청년들을 위한 희망과 소액 기부 문화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은행권도 청년희망펀드 수탁에 적극 발벗고 나섰다. 당초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5개 수탁은행의 지점과 출장소, 인터넷뱅킹을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조만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도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임종룡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도 동참했다.

야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23일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청년실업은 근본적으로 정책과 예산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사회 지도층이 청년 실직자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도 의미있다”면서 “당에서는 반가워하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정성을 모으는 게 의미가 없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청년실업의 책임이 정부에만 있는 게 아니고 대기업이나 국회 등 모두에게 있다”면서 “우리 당 의원들도 정부와 대기업에 대해 말로만 일자리 창출을 요구할 게 아니라 조금씩은 희생하는 게 국민 앞에 떳떳한 일이 아닐까 싶다. 다른 의원들에게도 가입을 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