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김 전 대통령 사인 ‘패혈증·급성심부전’이란

김시영 기자|2015/11/22 07:30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22일 새벽 서거했다. 고 김 전 대통령은 폐렴과 뇌졸중·협심증 등의 질환으로 꾸준히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아 왔지만, 결국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서거했다.

서울대병원과 의료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뇌졸중(뇌경색) 진단을 받은 이후 2013년 4월에는 중증 폐렴을 동반한 2차 뇌졸중으로 1년6개월간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때 전신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브리핑을 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고인께서는 과거 반복적인 뇌졸중과 협심증 및 폐렴 등으로 수차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반신불수를 동반한 중증 뇌졸중과 폐렴으로 입원한 바 있다”며 “현재로서 사망에 이른 직접적 원인은 허약한 전신 상태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이 겹친 것”이라고 밝혔다.

사인으로 지목된 패혈증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폐렴균이나 독소가 혈관에 들어가 온몸에 심한 중독 증상이나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다. 감염성 질병이나 외상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혈액에 먼저 감염되고 이들 균이 혈액 내에서 증식, 고열과 백혈구 증가·저혈압 등의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패혈증은 생명 유지의 중추가 되는 폐나 간·신장 중에 두 곳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심부전 등을 일으켜 결국 사망하게 된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기저질환으로 가장 대표적인 건 폐렴이다. 폐렴은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에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다. 하지만 고인처럼 장기간 폐렴을 앓았으면서 중증의 기저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매우 치명적이며 감염확률 또한 급격히 높아진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사인으로 거론된 급성심부전은 갑작스럽게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패혈증에 의한 합병증 중 하나로, 폐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관에서 정체가 일어나 수분이 양쪽 폐에 급속히 축적되는 ‘폐부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심한 호흡곤란 끝에 사망하게 된다.

급성심부전은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이 우리 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펌프질하지 못하는 상태의 만성 심부전 환자가 증가된 심장의 부하를 견딜 수 없을 때도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이나 심장 판막의 급성염증(감염성 심내막염), 폐동맥이 막힌 경우(폐색전증)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