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가람,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에 감사드린다”

서울 용산서 크리스마스 음악회 개최
히말라야 피아노 연주…"아버지와 함께해 더욱 특별"

최중현 기자|2015/12/28 06:00
피아니스트 김가람. /송의주 기자songuijoo@
“봉사를 통해 연주하면서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선물을 받는 느낌이에요.”

지난 10월 히말라야 피아노 연주로 화제를 모았던 피아니스트 김가람씨. 그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아시아투데이 본사에서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음악이라는 힘이 생명력을 가져 피아노 연주를 하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서 “음악을 통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봉사라는 즐거움을 알고 나눔을 통해 시야가 넓어진다고 믿고 실천하고 있다”며 자신의 연주를 봉사로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힘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연주회를 개최했다. 연주회에 앞서 김씨는 쪽방촌을 방문해 주민들을 돌보고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씨는 “강제 철거로 피해받은 일부 소외계층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인권을 지켜주고 연주회를 통해 심적으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주에 참석한 한 주민은 김씨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연주가 그들의 마음을 감동하게 해서 포기했던 삶에 ‘살아 있음’을 느끼길 바란다”며 “일반적인 공연과 다르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김가람. /송의주 기자songuijoo@
앞서 김씨는 지난 10월 비영리 퍼포먼스팀 ‘피아노&아이스크림’의 진철호 감독 프로젝트에 참여, 해발 5416m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에서 동행한 스텝과 현지인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산악인 등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아노 연주회를 열었다.

이는 6·25남북전쟁 당시 영국군에 편입돼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네팔군인들과 지난 4월 대규모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연주회였다.

김씨에게 ‘히말라야 연주’는 우리은행에서 30여년간 몸을 담고 계신 아버지의 정년을 앞두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김씨는 “오랜 기간 떨어져 있던 아버지가 좋아하는 캐논 연주곡을 가장 멋진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정상을 400여m 앞둔 마지막 베이스캠프에서 아버지가 고산병으로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히말라야의 5000여m 이상 올랐을 때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걷기조차 힘들었지만 김씨는 존경해왔던 아버지와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고통받는 네팔국민들을 생각하며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함께한 아버지를 보면 그럴 수 없었다”며 “2주만에 정상에 올라 도착했다는 설렘보다 아버지와 네팔국민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씨는 “설산에서 연주하다 보니까 마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된 것처럼 황홀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히말라야 연주로 인연을 맺은 과거 네팔 왕국 시절 왕족 출신들의 도움을 받아 내년 3월 경 현지에서 연주회를 열고 얻은 수익금 일체를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에게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