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유령신부’가 진짜 팬들을 화나게 하는 5가지
셜록:유령신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미현 기자|201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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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VOX는 2일(현지시간) “‘셜록: 유령신부(The Abominable Bride)’는 의미없는 복잡성과 팬 서비스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망쳤다”며 BBC가 창조한 ‘셜록’이 매력을 잃은 이유 5가지를 나열했다.
1. 어느 때보다도 난해한 줄거리
BBC의 이번 스페셜 ‘셜록:유령신부’는 ‘만약 그랬더라면’이란 가정에서 출발했다. 현대사회로 옮긴 BBC의 셜록을 다시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셜록과 왓슨을 창조했던 1890년대로 되돌려 보자는 재미를 위한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시기의 으스스한 살인과 소름 끼치는 유령 이야기 등 재미있을 수 있던 스페셜 에피소드는 본편에서 살아 돌아온 모리아티의 미스터리를 함께 결합해 해결하려는 작가들의 노력으로 긴장감과 매력을 잃는다. 모두 셜록의 상상인데 빅토리아 시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무슨 상관인가? 지난 시즌3에서 이어지는 모던 홈즈의 이야기는 잔뜩 붙여진 불필요한 각주로 보이며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에 몰입을 방해한다.
빅토리아 영국사회의 여성 종속과 억압·무시에 대해 보여준 후 신부 드레스를 입은 복수심 넘치는 여자 귀신의 미스터리를 결합해 보라. 당시의 여성 참정권 운동(suffrage)과 미스터리의 해결이 관계있으리란 것은 자명하다.
3. ‘BBC 셜록’은 팬서비스를 멈춰야 한다.
매체에 따르면 팬서비스란 작품이 팬들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팬서비스가 나와도 꼭 별로일 필요는 없지만 자주 하면 좋게 나올리가 없다.
‘셜록:유령신부’는 초반부에는 빅토리아 시대 미스터리극을 BBC셜록 특유의 영상미로 보여준다. 그러나 추리를 쌓아가고 인물들의 관계를 탐구하기보다는 이내 셜록 시즌3이 그랬던 것처럼 팬들에게 윙크를 보내고 아는 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4. BBC제작자들은 셜록에 대한 주관을 잃었다.
스티브 모팻은 글재주가 타고난 TV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장르가 뭐든 간에 섬세한 반전과 트위스트가 퍼즐처럼 얽힌 에피소드를 선사할 수 있는 남자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일의 단점은 주인공이 ‘이상하고 동떨어진 신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모팻이 쓰고 있는 것이 (작품의 주인공이 진짜 외계인인) ‘닥터 후’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셜록’일 때는 셜록 홈즈가 머릿 속으로 모든 인물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는 무리다.
5. ‘셜록:유령신부’는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격려한다.
셜록은 지난 시즌부터 시청자들에게 ‘당신들이 이걸 보고 있다니 정말 똑똑해’하는 사인을 계속해 보내왔다. 매체는 셜록뿐만 아니라 많은 드라마들이 시즌이 갈수록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만 특히 “아주 똑똑한 인물들이 계속해 어렵고 멋진 말을 해대는” 셜록의 경우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지적인 스토리텔링은 주인공의 입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스스로 생각할 공간을 남겨두면서 이뤄지는 것이다. 셜록은 1,2 시즌에서 훌륭하게 해냈던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설명되고 모든 것이 과도하게 분석되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