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 시 수조원대 재산분할 어떻게 될까?…전문가 전망은

법조계, 재벌가 특수성 고려할 때 20~40% 전망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재산 범위가 더 중요" 지적도

임유진 기자|2016/01/04 15:18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실제 두 사람이 이혼할 경우 4조원이 넘는 재산이 어떻게 분할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그룹 주식 가치는 4조2000억원 규모다. 또 지주사인 SK 주식 1646만5472주(지분율 23.40%)를 갖고 있다. SK케미칼 주식 8만7515주(3.11%)와 SK텔레콤 주식 100주도 있다.

통상적으로 혼인기간 20년을 넘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배우자는 재산의 50% 정도를 분할 받을 수 있다. 배우자가 재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거나 정신적 손해배상인 위자료를 포함해 산정될 경우 그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부부인 경우 남편이 샐러리맨이고 부인이 전업주부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재산분할 시 40% 정도를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남편이 대기업 회장이거나 사업을 해 보유재산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거액일 때는 아내가 받을 수 있는 재산분할은 실무상 이보다 낮아진 30%선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로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이 어떻게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재벌가 이혼 소송에선 배우자가 50%수준의 재산분할을 받는 경우가 드물고 수백억원을 받는 수준에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각각 2009년과 2003년 이혼했지만 재산분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다.

재경법원 A판사는 “전업주부라도 결혼기간이나 재산의 정도, 재산형성의 경위, 재산기여에 대한 정도 등을 고려해 기여도를 따지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다”며 “보통 전업주부라도 결혼기간이 길 경우 30~40%의 재산분할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SK그룹이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사세를 키운 점 등이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있다면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에게 유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최 회장의 재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K지분은 노 관장과 결혼 후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 전문 변호사들은 일반 가정과 달리 최 회장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키운 점이 고려돼 재산분할 시 노 관장이 절반까지 분할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노 관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재은 변호사(법무법인 세광)는 “개인명의 재산은 100%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만 법인명의로 된 재산은 개인 재산과 달리 볼 여지가 있다”며 “4조원대에 이르는 최 회장의 자산이 개인 재산도 아닐뿐더러 재벌가의 재산분할은 일반인들의 기준과 달라 5대 5 수준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철희 변호사는 “노 관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0년 이상 혼인기간을 유지하고 재벌가 며느리로서 재산의 일실(逸失) 방지를 위해 소극적으로 재산형성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재산분할은 20% 안팎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류창용 변호사는 “재벌가의 이혼 소송은 특수한 기준으로 봐야 한다. 4조원대에 달하는 최 회장의 재산에 대해 노 관장의 가사분담 기여를 그 정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비율이 많이 줄어든다”며 “재산분할의 비율보다는 주식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 등 재산분할 대상이 어느 범위까지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