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소탄실험]미국 대선주자들 대북제재 강화 촉구…‘대선쟁점 이슈화’

김예진 기자|2016/01/07 08:51
사진=/AP,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하자 미국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북한을 비판하면서 대북 제재 강화를 촉구해 대북제재가 미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등 거의 모든 주자가 신속하게 북한 핵실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함에 따라 향후 미 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특히 그동안 미 대선판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북핵 문제가 이번 ‘수소탄’ 핵실험을 계기로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공화당은 즉각 ‘오바마-클린턴 행정부’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나약하고 실패한 외교정책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경험’과 ‘판단력’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북한을 다룰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목표는 세계를 협박해 그 불량정권에 가해진 압박을 완화하려는 것인 만큼 우리는 이러한 깡패짓에 놀아나거나 굴복할 수 없다”면서 “대신 핵을 앞세운 벼랑끝 전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자신과 우리의 조약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북한을 상대로 취해야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 정부와 유엔은 즉각적인 추가제재에 나서고 미사일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위협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며 “임기 첫날부터 위험한 북한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판단을 지닌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가 점점 어떤 일을 벌일 상황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만큼 (북한 핵프로그램을) 반드시 폐쇄해야 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핵무기는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운반수단(미사일)이 없다. 그는 운반수단만 확보되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충분히 병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핵 문제는 내가 오랫동안 거론해 온 것”이라면서 “이 미치광이(김정은)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도 그동안 누구도 그와 얘기를 하지 않았다. (북한을 방문했던 미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그와 얘기한 것이 전부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중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북한(주민들)은 먹을 수도 없다”면서 “중국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시점”이라며 ‘중국 역할론’을 제기했다.

공화당 내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아이오와 유세 도중 기자들에게 “이번 일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의 중대성을 다시 한번 강조해 주고 있다”면서 “김정은 일가가 죽음과 자살까지 열렬히 수용하는 종교 광신도 집단이 아니어서 이란 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호전적 행동(핵실험)에 대한 대가를 더 치르도록 역내 동맹국들과 공조해 북한을 더욱 고립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빌 클린턴 행정부 때문에 북한이 오늘날 핵보유국이 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당시 웬디 셔먼이 핵협상을 망쳤는데 ‘오바마-힐러리 행정부’는 그런 사람을 이란 핵협상에 재기용했다. 클린턴 정부의 (실패한) 외교정책이 오바마 행정부를 거쳐 힐러리에까지 이어지면 똑같은 실수를 계속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하는 동안 북한에서는 미치광이(김정은)가 핵무기를 증강하려 한다는 사실을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다”면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이 확인된다면 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외교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위터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오바마-클린턴 행정부’가 지속하는 무책임한 외교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문제는 지난 7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무르게 대응했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고,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도 “북한의 핵 야망은 클린턴 전 장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성명에서 “미국은 그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방심한 채 손을 놓고 있었다”면서 “그런 무대책 때문에 이번과 같은 심각하고, 또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CNN 방송에 출연해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와 더불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