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터 대선까지, 모든 수단 동원한 미국의 ‘북한 압박’ 시동

고진아 기자|2016/01/11 09:36
South Korea North Korea Nuclear <YONHAP NO-2003> (AP)
10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의 B-52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를 앞두고 테런스 오쇼너시 주한미군 부사령관과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이 기자회견 후 F-15K 제트기 앞에 손을 맞잡고 있다.. 출처=/AP, 연합뉴스
북한의 수소탄 실험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군사·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의 수위와 강도를 높이는 전방위 압박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대북 압박의 핵심 열쇠를 쥔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로이터통신 등 외신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임기 말 마지막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 핵문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연설문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10일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기존의 핵포기 약속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면 ’왕따‘(outcast)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우리가 앞으로 계속 해야할 것은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도 함께 북한을 깊이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약속했던 2005년(9·19 공동성명 지칭)으로 돌아가고 기존 약속을 지킬 때까지 북한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북한을 향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오는 16일께 일본 도쿄에서 임성남 한국 외교부 1차관,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일 차관협의회를 갖고 북핵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한·미·일 차관협의회에 앞서 미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번 주 서울을 방문, 한·미·일 6자 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한·미·일 공조에 더해 중국의 적극적 대북압박 역할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측
이 어떤 식으로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고강도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을 향한 강력한 대응과 도발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보여주기 위해 주요 전략자산을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할 방침인데, 지난 10일 전략무기의 일종인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에 긴급 출동시킨 데 이어 다음 달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존 핵 항모인 조지워싱턴호를 대체하는 미 7함대의 핵심 전력으로 투입된 최신예 핵 항모 로널드레이건호가 다음 달에 한반도로 출동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 의회도 이번 주중으로 초당파적으로 대북 제재 강화법안을 표결로 처리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위원장 맷 새먼)는 13일 미국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북한을 겨냥한 비난도 거세질 전망이다. 대선 초기 경선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이번주 열리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TV토론회에서는 북핵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으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10일 북한을 “망신거리”(a disgrace)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