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미국 대북 고강도 제재 주장 중국에 씨알도 안 먹힐 듯

케리의 대북접근법 실패론에 이러쿵저러쿵 말라 쐐기

홍순도 기자|2016/01/26 18:34
미국은 연초 과감하게 수소탄 실험에 나선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지금 단단히 벼르고 있다. 북한이 완전히 손을 들게 하겠다는 심산인 듯도 하다. 존 케리 국무장관을 26일부터 양일간 베이징에 보내 중국과 이 문제를 협의하려는 것은 바로 이런 의지를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 추진에 대한 결정적 키를 잡고 있는 중국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씨알도 먹히지 않을 듯하다. 이는 케리 장관 등이 최근 중국의 대북 접근법을 ‘실패’로 규정하고 추가 압박을 촉구한 데 대한 26일의 중국 측 반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6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는 모습. 대북 고강도 제재 추진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통신.
신화(新華)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반발은 이날 열린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나왔다.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최근 미국 정부 관리들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중국은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발언은) 도리에 매우 어긋난 것이다. 건설적이지도 않다. 미국은 이러쿵저러쿵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직격탄을 날린 것. 외교적으로 순치되지 않은 용어까지 구사한 것으로 볼 때 진짜 작심하고 발언한 것이 분명하다. 케리 장관의 중국에서의 행보가 험난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가볍게 나온다.
케리 장관은 한때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나름 논리도 정연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역시 이 때문에 그를 베이징에 보내면서 나름 기대를 가졌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에 근거해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대북 고강도 제재와 관련한 협조를 얻기는 진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모두 만나 어떻게든 쥐어짜내기를 하려는 듯한 자세를 견지하고는 있으나 중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탓이다.

미국의 최근 대중 자세를 보면 대체로 밀어붙이기 식인 경우가 많다. 에둘러 돌아가는 법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연히 중국이 고개를 숙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전략을 바꿔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한 템포 쉬어가면서 논리적으로 설득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중국의 중국 접근법이 실패라고 규정하듯 미국의 중국 접근법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