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뒷담화]대우조선해양 또 화재?...드릴십 시운전 검은연기에 소방차 출동
홍정원 기자
2016/02/04 06:00
2016/02/04 06:00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목격했다는 화재 의심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것입니다. 동일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오길 수차례, 최근 1년간 세 차례나 화재사고가 발생했던 옥포조선소였기에 소방관들은 일단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거제소방서를 출발한 소방차들이 옥포조선소에 도착하기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제소방서를 나오자마자 직선으로 뻗은 거제대로를 타면 옥포조선소 서문까지 곧장입니다. 또 급해진 마음에 평소보다 더 서둘렀을 테죠.
수소문 끝에 결국 이날 신고된 검은 연기의 정체는 마침 시운전에 돌입한 한 드릴십 배기가스로 밝혀졌습니다. 드릴십은 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해 고정된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 해상에서 원유 또는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입니다. 크기도 평균 축구장 2~3개 정도로 거대합니다. 이정도 크기의 설비를 움직이려면 당연히 엔진배기량도 클 테지요. 시동을 걸자 마찬가지로 거대한 굴뚝에서 엄청난 양의 배기가스가 일순간 배출된 모양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점이 생겼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껏 수십 척의 드릴십을 건조한 조선소입니다. 시운전도 수십, 수백번 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 때마다 시커먼 연기사 치솟았겠죠. 시운전을 알리는 싸이렌도 분명 울렸을 것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시운전에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까닭이 궁금해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화재 사고 이후)직원들 사이에서 긴장감과 안전의식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안전에 관한 사항은 조심하고 보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24일과 11월 10일, 그리고 지단달 10일 발생한 세 차례 화재 사고를 겪으며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세 차례의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그간 관행상 넘어갔던 안전 부주의 등이 최근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전언입니다.
드릴십 시운전 매연으로 벌어진 주말 옥포조선소 화재신고 해프닝. 헛걸음질은 쳤을지언정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달라진 안전의식을 확인하고 간 거제소방서 소방관들의 마음은 가벼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