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中 전략적 안전 이익 훼손”…개성공단은 ‘침묵’

한중 외교장관 회담서 '사드' 불만 제기
외교부, 사드 관련 빼고 공감 부분만 강조

엄수아 기자|2016/02/12 20:12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1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뮌헨 시내 한 호텔에서 양자회담을 열었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두고 각자의 견해를 확인하고 우리 측 주도로 이견 절충이 적극적으로 시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11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이 논의에 착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반발 수위를 높였지만 개성공단 폐쇄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사드가 분명히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불쾌함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행동은 각방(각국)이 현재 상황에 대처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는 12일 왕 부장의 발언 중 사드 부분은 직접적으로는 소개하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은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 협의를 가속화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와 관련 한중간에 긴밀히 소통과 협의를 해 나가자”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이라는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어 “왕 외교부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곧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매우 복잡해졌다고 하고, 안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주변국의 이해와 우려를 감안하여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장기적인 평화·안정을 위해 한중간 협력과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자고 하였다”고 전했다. ‘신중한 대처’란 말로 중국의 지적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왕 부장은 또 안보리의 대북제재안 논의에 대해 “중국은 안보리가 빨리 새로운 결의를 통과시켜 ‘진일보한 조치’를 취하고, 조선(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발전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근본으로 돌아가 반도 핵문제를 협상의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고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의 발표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이날 개성공단 폐쇄 사태에 대해 아무런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