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피의 월요일’…주호영·권은희·홍지만·서상기 공천 탈락

대구 현역 12명 중 4명 공천배제…유승민 공천결과는 발표 안돼
이한구, 공관위에서 유승민 포함한 '패키지 컷오프' 요구

손지은 기자|2016/03/14 20:57
새누리당 이한구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 6차 경선지역 및 단수 우선추천지역을 발표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새누리당의 영원한 텃밭 대구가 ‘피의 월요일’을 맞았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대구 지역 12명의 현역 중 4명을 컷오프 했다. 주호영(3선·수성을), 서상기(3선·북을), 권은희(초선·북갑), 홍지만(초선·달서갑) 등 4명의 현역의원이 ‘대구 물갈이 1탄’에 이름을 올렸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주 의원의 지역구는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친박(친박근혜)’ 중진인 서 의원의 지역구인 북을은 장애인·청년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주호영·서상기 의원과 함께 ‘일괄 탈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전 원내대표(동구을)의 공천 결과는 이날 발표에서 제외됐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취지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회법 개정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과의 충돌 등을 이유로 유 전 원내대표의 컷오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이종진 의원(달성)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대구 현역들의 공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또 현재 대구에선 ‘진박(眞朴)’을 자처한 예비후보들이 곳곳에 포진해있어 대대적인 물갈이가 단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 위원장은 이날 공천 발표에 앞서 ‘중점 심사 3대 포인트’를 꼽으며 당의 정체성에 위배되는 인사와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에 문제가 있는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를 예고했다. 또 TK(대구·경북) 지역 다선 의원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 의원의 혜택을 즐길 수 있었던 분들은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런 분들은 가급적이면 후배들에게 진로를 터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뚜렷한 이유 없이 공천에서 탈락한 주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누구도 하기 싫어하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성공시켰고, 세월호특별법 협상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새누리당이 ‘망국법’으로 규정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도 앞장섰다”며 “이런 사람을 단지 ‘텃밭 3선’이라는 이유로 컷오프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 의원은 또 이 위원장을 겨냥해 “대구·경북에서 지역구 관리를 가장 엉망으로 해서 지역구를 버리고 간 사람이 가장 (지역구 관리를) 열심히 해서 단독신청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하지도 않은 여성을 (우선) 공천하겠다는 것은 수성구민과 대구시민을 능멸하는 짓”이라며 “이는 사감(私感)에 의한 분풀이로밖에 볼 수 없다”고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15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관위의 6차 공천 발표에선 현역인 김장실 의원(비례대표·부산 사하갑)도 경선 명단에서 제외되 낙천이 확정됐다. 앞서 발표된 2차 경선 결과 발표에선 3선의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과 재선의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 이에리사(비례대표·대전 중구) 의원이 경선 탈락자에 포함돼 총선 출마가 좌절됐다. 14일까지 ‘낙천’이 확정된 새누리당의 현역 의원은 17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