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여야 공천 진행 상황, 들여다보니…
임유진 기자|2016/03/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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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 공천’ 공언한 이한구…‘오락가락’ 기준 논란
‘계파를 떠나 엄정한 공천을 하겠다’고 예고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작업은 연일 잡음으로 시끄럽다. 현역 의원 퇴출 기준으로 ‘저성과자·비인기자’를 제시한 이 위원장은 ‘양반집 도련님’이나 ‘월급쟁이’처럼 활동하는 후보자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공무원 연금 협상과 세월호법 협상 등 당내 궂은 일을 앞장서서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데도 15일 공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공관위 내홍도 현재진행형이다. 공천 살생부 파동과 여론조사 유출, 윤상현 의원의 음주 막말 등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계파 싸움만 불거졌을 뿐 실질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이 당초 내놓은 공천 심사 기준이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친박계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혁 물갈이’ 내세운 김종인 …‘제한된 물갈이’ 한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공천 작업은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출신 의원들을 13명이나 물갈이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친노 좌장격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한 데 이어 막말 논란을 빚은 정청래 의원을 배제해 확실한 물갈이 효과를 노렸다. 계파 청산을 비롯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들을 과감히 잘라내면서 당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MBC라디오방송에서 이 의원을 공천 배제한 데 대해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차원”이라며 “순간적인 결정이 아니라 많은 고민과 논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친노패권, 운동권 정당 이미지를 벗기엔 부족한 물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범친노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의 상당수는 단수공천을 받거나 경선 대상에 포함됐다. 일례로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이인영 의원, 송영길 전 의원 등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또 박남춘 의원과 백원우 전 의원 등 친노 성향 의원들도 공천자 명단에 올랐다. 본선 경쟁력을 고려하다 보니 고강도 물갈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