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더민주 공천, 박근혜식 학살극과 뭐가 다른가”

임유진 기자|2016/03/16 10:54
야권연대를 놓고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갈등을 겪던 천정배 공동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넘긴 모두발언 순서를 고사하고 있다. 천 대표는 며칠간의 숙고 끝에 이날 당무에 복귀했다./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16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공천 작업에 대해 “묻지 말고 따라오라는 것이 박근혜식 학살극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각 당의 공천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은 560년 전 살생부를 2016년 대한민국에서 현실로 만들었고, 더민주에서는 다른 형태의 독재가 진행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한 뒤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더민주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파리 목숨처럼 쫓겨나고 있다. 어떤 기준도 없다”며 “목적은 말 잘 듣는 국회의원, 줄세우기 좋은 국회의원만 남기는 것 아닌가 싶다. 이유를 묻지 말라는 김 대표의 답은 오만함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과 다른 생각,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면전에서 비판했다는 이유로 능력 있는 좋은 정치인들을 내치고 있다”며 “결론은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 당이라고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는 1, 2번(후보)에 많은 기회를 줬지만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없다”며 자당 지지를 에둘러 호소했다.

안 대표는 야권연대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전날 당무에 복귀한 천정배 공동대표를 염두에 둔 듯 “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듯 우리 당은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국민 속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뿌리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공학만으로 이길 수 있다면 알파고를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게 낫지만 주권자인 국민은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바둑돌이 아니다”며 “국민의 마음을 얻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힘을 합치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 한 구절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압승에 대한 공포감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국민을 굳게 믿는다”고 했다.

이에 천 공동대표는 “총선이 4주 후로 다가왔다. 국민의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원들은 비상한 각오로 28일간을 보내야 한다”며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