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12% 최고…총선 판세 영향력은?

높은 사전투표율, 최종투표율 끌어올릴까 의견 분분
더민주 vs. 국민의당, 호남 야권 관심 높아
새누리당, 투표율 저조 영남 보수층 결집 노려야

허고운 기자|2016/04/10 14:33
20대 총선 사전투표가 종료된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행정자치부 사전투표지원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제20대 총선 사전투표가 누적투표율 12.19%로 마무리됐다.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사전투표제가 최종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역별 투표율이 여야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9일 사전투표 결과 전국 유권자 4210만398명 중 513만1721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적용된 첫 전국 단위 선거인 2014년 6·4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보다 0.7%포인트 높고, 재·보선 선거 등을 포함한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다만 선관위가 예측했던 사전투표율인 14~15%에는 미치지 못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율을 감안한 20대 총선 최종투표율을 50% 후반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높은 사전투표율이 최종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불일치하는 20대의 사전투표 참여는 투표율 견인에 힘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선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투표를 포기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을 최종투표일에 참여시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사전투표에는 대부분 부동층이 참여하기 때문에 사전투표를 놓고 선거 판세를 분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자의 66.1%가 관내투표자임을 감안하면 적극적 투표층의 투표일이 분산되는 효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전체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대부분 어차피 투표를 하려던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엇갈린 사전투표율에 따른 여야 손익 계산도 분주하다.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전남이 18.85%로 가장 높았고, 전북(17.32%), 세종(16.85%), 광주(15.75%)가 뒤를 이었다. 반면 부산(9.83%), 대구(10.13%), 울산(11.98%), 경남(12.19%), 경북(14.07%)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권 경합이 호남권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많은 부산과 대구에서 (사전투표율이) 낮았다는 것은 선거 당일에도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면 신 교수는 “호남지역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은 최근 호남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국민의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의 경우 영남 지방의 낮은 투표율이 오히려 보수층 결집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