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윌커슨 “북한의 김씨 왕조 마침내 흔들리고 있어”

김유진 기자|2016/04/10 14:21
로렌스 윌커슨. 출처=/위키피디아
국제안보 전문가이자 미국 외교정책 평론가인 로렌스 윌커슨은 “북한의 김씨 왕조는 마침내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가 예측하기 힘든 변수”라고 지적했다.

로렌스 윌커슨은 10일 아시아투데이 상임고문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미국과 그 동맹국으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불시의 군사적 행동으로 불안감을 조성할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윌커슨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왕따’라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의 고립무원의 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미국의 사드(THAAD) 배치 전격 발표는 북한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한국에서는 정책 결정에 따른 절차적 문제를 비롯해 부지 선정, 비용 부담, 중국과의 역내 불안정 가능성 등의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윌커슨은 “반세기가 넘는 남북한 분열의 가장 큰 핵심은 냉전체제 종식 이후 지속된 주한미군의 존재”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주둔으로 인해 북한이 핵무장에 나섰으며 종국에는 더욱 호전적으로 변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심지어 북한은 이를 중재하려는 북의 최대 지지자 중국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됐다”면서 “7000만명이 넘는 근면하고 민주적인 한국인들과 국경을 마주해야 한다는 중국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군이 없었더라면 한반도 통일은 훨씬 전에 이뤄졌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윌커슨은 “한반도의 향후 10~20년의 방향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분석의 출발점은 남한이나 북한도 아닌 미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주한 미군을 현상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욕구는 다른 동북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에게도 훗날 한반도와 같은 상황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쇠퇴하는 세력, 부상하는 세력, 둘 사이에 낀 중간 세력, 그리고 예측불가한 세력. 이것이 오늘날 국제사회가 보고 있는 동북 아시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공격적이고 우려의 대상이다. 일본은 미군의 안보 우산을 대체하는 자체적 보안 조직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중간에 낀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은 비틀거리는 경제에 집중하면서도 미국이 몰아세우는 것을 대비해 군사 장비를 활용하며 극단적인 상황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커슨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전략적 인내’ 정책”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에게 철수하라고 할 자신도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북한을 따뜻하게 대하거나 중국에 다가서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국 안보정책 최고 담당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하기엔 상황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의 현재 안보정책은 현상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렌스 윌커슨은 미 육군 퇴역 대령으로 콜린 파웰 전 미국 국무장관의 수석보좌관을 역임했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국제적 인지도를 얻은 바 있다. 현재 윌리엄앤메리대학교의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