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③] 브랜드 없어도 날개 돋힌 듯…PB의 마력
김지혜 기자|2016/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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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이마트의 ‘노브랜드’다. 이마트의 자체라벨(PL)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이후 1년 만에 누적판매량만 2400만개에 이른다. 금액으로 따지면 500억원이다. 인기 제품인 감자칩의 경우 890원이란 가격으로 기존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6월 출시된 오리지널과 같은해 11월 출시된 샤워앤크림 2종을 총 합하면 4월21일까지 총 8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입고 되자마자 늘 품절사태를 빚고 있는 노브랜드 초콜릿은 식물성 유지 대신 코코아버터가 들어갔음에도 1180원(100g)의 가격이란 가성비를 앞세워 출시 이후 10만개 이상 판매되며 전체 수입초콜릿 판매량의 1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 있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버터링쿠키 66만개, 물티슈 374만개 등 출시되는 상품마다 성공했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겨놓고 포장·디자인·이름을 최소화해 초저가를 실현한 것이 주효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소비에 있어 그 무엇보다 ‘가성비’를 우선시 하는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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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이마트의 PB상품의 매출 비중은 20%, 홈플러스는 28.4%, 롯데마트는 26.1%에 이른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로 세븐일레븐이 전년 대비 35%, CU가 28.9%, GS25가 35%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PB상품을 무시할 수 없다.
초저가 경쟁에서 온라인에 비해 불리한 오프라인 매장으로서는 해당 매장, 해당 앱에서만 구할 수 있는 PB상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통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매출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국내 PB상품은 미국과 영국 등 유통 선진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과 영국 등 유통 선진국의 경우는 PB상품의 매출이 업체에 따라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봤을 때도 한국의 PB상품 매출은 아직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발전가능성은 그만큼 무궁무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B상품은 단순히 라벨만 바꾼 1세대, 기획에 관여하며 제품력을 확보한 2세대에서 최근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영역도 무너진 상황에서 제품 자체에 대한 차별화를 무기로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유통채널의 PB상품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