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소비자, ‘가치’를 사다⑤] “맛있기만 하다면…” 비싸도 지갑 여는 사연은?
정석만 기자|2016/04/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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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오뚜기 등 라면업계 ‘빅2’는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하 별도기준)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했다. 특히 농심은 매출이 1조8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4%나 증가했으며, 오뚜기 역시 영업이익이 12.4%로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짜장과 짬뽕라면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실적 상승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면 블랙’의 사례처럼 몇 년전만 해도 1000원대 가격의 벽을 깨기가 어려웠으나 ‘짜왕’ ‘맛짬뽕’, ‘진짜장’ ‘진짬뽕’ 등 양사의 프리미엄 라면은 기존 라면 대비 많게는 두 배 이상인 1500원대 가격에도 날개 돋힌 듯 판매됐다.
라면업계뿐 아니라 롯데제과 ‘샤롯데’, 오리온 ‘미스터비’ 등 최근 제과업계가 고품질 초콜릿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돈을 조금 더 들더라도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경향은 커피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500~1000원대 편의점 커피 등 저가 커피가 각광을 받는 가운데서도 한편에서는 스타벅스 리저브나 탐앤탐스 블랙 등 스페셜티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단일 원산지 프리미엄 커피인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는 2014년 3월 처음 소개된 이후 현재 50여개 매장으로 늘어났고, 1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 53만잔을 넘어섰다.
국내 커피 소비층이 두터워지면서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 풍미를 즐기려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커피 전문점들은 탐앤탐스 블랙,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투썸플레이스 로스터리 카페 등 프리미엄 매장을 론칭하며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가격이 구매 결정의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 이제 소비자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만족을 주는 상품인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