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박모 부사장 강간미수 고소 여성 “호텔 방안 구조까지 다 기억나”

최석진 기자|2016/04/29 19:32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관 로비 사건으로 법조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정 대표를 대신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모 부사장이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소를 당했다.

박 부사장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1년여 전 벌어진 사건을 굳이 지금 시점에 문제 삼는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인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0일 만난 고소인 A씨(30)는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이후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최근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면서 또 다시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 하혈까지 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박 부사장 측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호텔에 같이 들어간 적도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A씨는 “그날 사건이 벌어진 호텔의 방 안 구조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월요일 A씨는 박 부사장을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성범죄 관련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현 부장검사)에 배당된 상태다.

A씨는 “작년 4월 중순 경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B씨의 소개로 박 부사장과 함께 세 사람이 강남 프리마 호텔 뒤편의 K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됐다”며 “잠시 후 지인이 자리를 떠나 박 부사장과 둘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급하게 식사를 마친 박 부사장은 A씨에게 함께 식사를 하다 먼저 자리를 비운 B씨가 프리마 호텔로 오기로 했으니 함께 만나러 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서류를 받을 게 있다’는 등 업무적인 이유를 대면서.

호텔에 들어간 박 부사장은 A씨를 객실로 데리고 올라간 뒤 맥주를 권하며 “더운데 옷을 벗으라”고 말했고, A씨가 겉옷을 벗자 안에 입고 있던 원피스도 벗으라며 몸을 더듬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박 부사장은 A씨를 침대에 눕힌 뒤 강제로 옷을 벗기려 했고, A씨는 강하게 저항하며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안심시킨 뒤 방을 뛰쳐나와 밖으로 도망 나왔다는 것.

A씨는 “당시 박 부사장은 저를 따라서 쫓아오며 ‘다음에 나 볼 때는 먹힐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B씨가 A씨의 옷에 단추가 떨어져 나간 모습까지 확인했고, 다음날 B씨는 A씨와 함께 찾아와 따지는 A씨의 이모에게 뺨까지 맞았다고 A씨는 전했다.

하지만 A씨는 당시 네이처리퍼블릭과 업무상 연결돼 있던 B씨의 만류로 박 부사장을 즉각 고소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박 부사장에 대한 미움과 당시 벌어진 일에 대한 충격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

A씨는 법조계 관계자로부터 박 부사장에게 자신과 비슷한 일을 당한 여성 피해자가 더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박 부사장을 잘 알고 있는 전 회사 직원으로부터 ‘박 부사장이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약을 타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얘기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부사장과 그의 법률대리인에게 고소인 측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박 부사장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