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운호 구명 브로커’ 출국금지…로비자금 흐름 추적

정지희 기자|2016/05/01 15:48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브로커로 지목된 건설업자 이모씨의 주변 계좌를 조사 중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이씨를 출국금지하고 그가 사용한 차명계좌나 주변인 계좌를 들여다보며 로비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본인 명의와 차명으로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하며 과거 동선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해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씨에게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역내 매장 확장 등을 위한 대관로비 자금을 건넸지만 돌려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씨가 이밖에도 경찰 고위 공무원들과 접촉하기 위해 9억원에 이르는 활동비를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주변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뭉칫돈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은 2010년 정 대표가 지하철 역내 매장 100곳의 운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S사에 건넸다는 140억원의 자금추적 결과도 다시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 대표는 자영업자 김모씨를 통해 S사 측에 140억원의 인수자금을 건넸으나, 김씨는 이 가운데 20억원을 전달하지 않고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에서 김씨는 20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인정됐으나, 그는 법정에서 이씨가 이 돈을 정 대표 사업을 위한 로비 자금으로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실제로 이씨가 당시 20억원이 빼돌려지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는 정 대표의 형사사건과 사업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넓은 인맥을 활용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미 이씨가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이 배당됐던 부장판사를 접촉해 저녁 식사를 한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검찰이 이씨의 자금 흐름과 과거 동선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전관 로비’를 비롯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찾아낸다면 수사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