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3개국 순방 경제·안보 성과와 의미는?

3조3000억원 규모 12건 프로젝트 수주 토대...현지 비즈니스 상담회 820억원 실질적 경제 성과...북핵·북한 문제 해결 '아프리카 대북 공조체제' 구축...한국 아프리카 청사진 제시, 관계 발전·유지·연속성 견인

김종원 기자|2016/06/01 21:10
박근혜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모두 마치고 프랑스 파리로 출발하기 위해 케냐 수도 나이로비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외교부장관의 환송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이달 1일까지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3개국 순방을 통해 아프리카에서의 경제·개발 협력과 군사·안보 외교의 새로운 길을 닦았다.

2013년 취임 이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한반도 주변 4강 외교를 공고히 다지면서 2014년 유럽·동남아 순방, 지난해 중동·중남미 방문까지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한국의 경제·안보 정상외교의 마지막 고리까지 완성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 침체와 북한의 핵개발 가시화, 국제 테러에 대한 협력이 시급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동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한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경제·개발 협력의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북핵·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공조를 새롭게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다.
세계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유럽 국가들의 경제적·군사적·전략적 각축장이 되고 있는 지구촌의 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를 출범시킨 것은 미래지향적인 한·아프리카 관계발전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수교 53년 만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우간다를 방문한 것은 북한의 전통 우방인 우간다와 경제·개발 협력과 군사·안보의 외교적 끈을 통해 향후 북핵·북한 문제를 푸는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간다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국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한 것은 앞으로 북한에게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경제 대국이며 맹주국을 자처하는 케냐를 34년 만에 찾아 미국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실질적인 거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전쟁 참전의 혈맹 국가인 에티오피아를 찾아 ‘아프리카의 유엔’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서 한국의 아프리카 비전을 제시한 것은 미래 한·아프리카 동반자 관계를 상징적으로 선포했다는 의미를 띤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인 한국의 경우 한국의 정상이 한 두번이라도 아프리카 순방을 건너 뛰게 되면 정상 외교의 속성상 상대방 국가와의 관계 발전 유지나 정책의 연속성,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한국의 아프리카 외교가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크게 밀렸지만 박 대통령의 이번 3개국 순방으로 그나마 선진국이나 다른 선발 주자 국가들을 따라 잡고 선점하는 효과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경제 분야 76건을 비롯해 모두 8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간다 정유공장을 포함해 도로·지역발전소 건설 등 28억 달러(3조3000억원) 규모의 12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에 100만㎡ 규모의 한국섬유단지를 조성하고 케냐에 80만㎡ 크기의 한국형 산업단지도 추진키로 했다.

청와대는 아프리카 3개국 현지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820억원(6877만 달러)의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수출관련 성과는 4786만 달러, 프로젝트 수주는 2071만 달러, 기술협력은 20만 달러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아프리카 3개국 대상 수출액의 18%에 이른다. 3개국 상담회에는 한국 기업 51개사가 참여했고 이중 92%인 47개사가 중소기업이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모두 512개 바이어가 상담회에 나섰다.

청와대는 순방 3개국에서 시장정보 제공과 유통망 협력 등 10여 건의 교역·투자 관련 MOU를 체결한 만큼 중소기업들이 현지 진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번 상담회는 중소기업들이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했다”면서 “그동안 아프리카와의 교역 규모가 작아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낮았지만 시장 정보와 마케팅 기회 제공에 따라 얼마든지 아프리카 진출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