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엔고 훈풍에 현대·기아차 글로벌 수출전선 ‘맑음’
홍정원 기자|2016/06/26 17:00
26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가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102엔 수준에서, 엔/유로 환율은 112엔 수준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가결된 직후에는 한때 엔/달러 환율이 99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 정책에 따라 일본은 그간 엔/달러 환율을 110엔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일본 자동차의 주요 통화 표시 가격이 올라 우리 자동차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는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 현대·기아차는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북미 친환경 및 중저가 자동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올 하반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달 말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하반기에 유럽과 북미 시장에 선보인다.
또 영국에 유럽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일본 완성차업체들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유럽 생산기지를 체코·슬로바키아 등에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파운드화 가치 변동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엔화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우리 자동차업체에 호재”라며 “특히 일본 중저자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브렉시트로 글로벌 시장 전체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먼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장은 “세계 경기 변동성과 소비 심리 등이 변수”라며 “단기적으로는 엔화 가치 상승이 우리 자동차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