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일 간의 여행. 힐링 타임 ‘둘레길’
풍부한 산림과 뛰어난 전망 등으로 여행의 새로운 트랜드로 부각
정기철 기자|2016/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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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풍부한 산림과 뛰어난 전망 등으로 서울둘레길이 여행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자산 가운데 한강·북한산국립공원과 함께 최적의 힐링 장소로 둘레길이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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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은 북한·아차산 등 외곽산과 하천, 마을을 연결하는 157Km 순환코스로 곳곳의 역사·문화·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다.
모두 8개 코스를 21개 구간으로 나누고 도심 내 사라져가는 우체통을 재활용해 제작한 27곳의 스템프 시설에서 스탬프 북을 채워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 코스와 출발점과 도착지점이 23개 지하철역과 연결돼 있어 멀리 나가지 않고 서울시내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방문 여행객 수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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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은 각 코스마다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서울을 짧은 기간 동안 방문하는 여행객의 경우 제2용마·아차산 코스 가운데 ‘아차산 구간’이 안성맞춤이다.
아차산(295.7m)은 남산과 높이가 비슷할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역사학적으로는 3국시대 때 백제가 쌓은 아차산성이 있고 고구려와 신라까지도 영토 다툼을 벌이던 곳이다.
이 때문에 아차산의 해맞이광장에서 과거를 안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현재를 잘 보여주는 도시를 바라보면서 한 순간 모든 것을 잊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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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의 등산로는 대략 4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어느 길로 가더라도 2시간 이내로 왕복할 수 있어 비전문가들도 가볍게 트래킹할 수 있다.
특히 용마봉과 아차산 사이의 골짜기를 따라 만들어진 긴고랑길에서부터 산 중턱을 끼고 걷다가 해맞이 광장을 돌아 고구려정, 낙타고개를 거쳐 관리사무소 쪽으로 내려오는 2.5Km 코스가 좋다.
이 코스는 지하철5·7호선 군자역 3번 출구에서 광진02 마을버스를 타고 중곡우체국과 중곡4동경로당입구 등을 거쳐 긴고랑 종점에서 내리면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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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해맞이광장에서 한강과 고층빌딩 등을 감상하고 관리사무소 쪽으로 내려간 후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영화사 앞에 마을버스 정류소가 있다.
이곳에서 마을버스(03번·04번)를 타고 지하철2호선 구의역으로 갈 수 있어 짧은 시간에 트래킹과 한강,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긴고랑 마을버스 종점에서 내리면 우측 중곡배드민턴클럽과 좌측의 생활체육시설 사이의 길로 접어들면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긴고랑 골짜기에서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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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뒤로 한체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 계단길과 오른쪽에 만들어져 있는 다리를 건너 황토색 길을 걷다보면 주몽교·용마산(중곡지구) 쪽과 기원정사 쪽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기원정사 쪽 계단에 올라서면서부터 본격적인 트래킹이 시작되며 해맞이광장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갈림길까지 약 1Km 정도가 오르막과 내리막이 3~4차례 반복돼 지루함이 없다.
우뚝솟은 지형적 특성으로 돌과 흙이 등산로로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안전망을 보면 마치 지금도 산성을 쌓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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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등산로 곳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는 그리 높지는 않지만 마치 숲속을 거닐 듯한 착각속에 빠뜨리기도 해 트래킹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울창하게 자란 나무줄기 사이와 널따란 바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시내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물러갔다를 반복하는 동안 해맞이광장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부터 해맞이광장까지 0.6Km 구간은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녹색으로 잘 정돈돼 있는 계단길 100m 가량을 올라가면 한그루의 생명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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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누구 쌓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는 돌탑도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으며 바위 틈 사이에서 잘 자란 소나무는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흙 보다는 바위가 많아 별다른 등산로가 없어 무작정 위쪽을 향해 걷다보면 오른쪽에 고구려정(팔각정)이라는 정자의 지붕이 보이는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해맞이광장으로 가는 나무 계단이 나타난다.
나무계단 끝까지 올라가면 여행객들을 미지의 세계로 안내라도 하듯이 ‘전망이 좋은 숲길’이라는 팻말이 눈에 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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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말에는 아차산 능선부를 따라 서울시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산과 시가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고 설명 돼 있다.
팻말 주변에 있는 2곳의 전망대에서 서울시가지를 번갈아 가며 감상할 수 있으며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이라는 사진 속 서울 곳곳의 장소를 찾아보는 동안 흘렀던 땀이 모두 식어 트래킹의 상쾌함을 맛볼 수 있게 된다.
한 개의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이라는 사진에는 제2롯데월드와 잠실올림픽주경기장, 한국종합무역센터 등이 있으며 또 다른 사진에는 한강의 동쪽 부분에 있는 강동대교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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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간의 시간과 체력적인 여유가 있다면 삼국시대 흔적이 남아있는 아차산 보루를 거닐며 주변 경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구려가 적을 막거나 적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주로 산꼭대기에 만든 요새인 보루는 해맞이광장에서 아차산정상 쪽으로 가다보면 1번 5번, 3번, 4번 네 개를 만날 수 있다.
해맞이광장에서 대략 5분여 정도 걸으며 나타나는 1번 보루부터 아차산정상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구간으로 돼 있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는 한강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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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광장과 보루에서 시원하게 한강과 서울시내를 조망한 후 나무 계단을 따라 곧바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널따란 바위에 세워진 고구려정이 있다.
2009년 전통 방식을 도입해 기존 낡은 팔각정보다 약 1.5배 크게 건립했으며 지붕에는 고구려 전통문양이 새겨진 기와를 덮었다.
아차산 홍련봉에서 발굴된 연화문와당과 북한 강서대묘에서 출토된 유물을 바탕으로 황토색 기와를 재현했으며 대들보와 기둥 등 목재료도 금강송과 육송 등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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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보와 기둥 금상송과 육송 등으로 만들어
고구려정을 뒤로 하고 능선에 따라 만들어진 등산로를 대략 50여m 떨어진 낙타고개에 도착하면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해맞이광장에서 관리사무소까지 대략 1.0Km 정도임을 감안하면 낙타고개 이정표에서 관리사무소까지는 대략 600m 정도로 보통 성인 걸음걸이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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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등반과 같은 약간의 스릴을 맛보기 위해서는 고구려정에서 산 아래쪽으로 뻗어 있는 바위로 걸어 내려가면 낙타고개 이정표와 관리사무소를 연결해 주는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긴고랑 종점에서 아차산 관리사무소까지 대략 2.5Km 거리를 2시간여 동안 걸은 후 아차산 휴게소에서 마시는 물과 아이스커피 한잔은 녹록치 않았던 트래킹을 좋은 추억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