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해외 M&A 통한 ‘롯데 비자금 조성’ 진두지휘
검찰 조사 받은 신동빈 오른팔...2008년부터 3년간 3조원대 인수합병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에만 1조5200억원
중국, 파키스탄, 필리핀, 인도네시아, 영국 등에서도 M&A 추진
박병일 기자|2016/08/2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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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황 사장이 이처럼 여러 해외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룹 차원의 탈세나 황 사장의 횡령·배임 등 개인 비리 혐의도 함께 수사 중이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황 사장이 그룹 국제실장(부사장)으로 근무했던 2008~2011년 사이 그룹차원에서 진행된 해외 M&A 규모는 2조9564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규모의 해외 M&A는 황 사장이 신 회장과 인연을 맺은 롯데케미칼이 인수한 말레이시아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했던 대규모 M&A건이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2010년 7월 ‘유니온 하버드 인베스트먼트(Union Harvard Investments S.R.L.) 등 8곳으로부터 12억5000만주(72.3%)를 인수했다.
2011년 1월 나머지 지분 27.3%를 공개매수로, 2월에는 잔여지분 0.4%를 강제매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작업에 들어간 총 비용은 1조5200억원에 달한다.
280억원을 들여 영국 테레프탈산(PTA) 생산업체인 아르테니우스의 PTA 및 PET 생산설비를 인수하고, 고가 인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중국 럭키파이를 1500억원에 사들인 것도 2010년이다.
이와 함께 필리핀 펩시(1184억원)와 파키스탄 제과 회사인 콜슨(Kolson) 인수(지분 70%)도 이때다. 콜슨의 나머지 30%지분은 2013년 추가 인수했고 현지 공장 건설 계약식에는 황 사장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황 사장이 국제실장으로 있을 당시 유독 해외 M&A가 많았다”며 “국제실이라는 조직은 신 회장이 한국내 그룹경영을 시작하면서 만든 부서이고 황 사장을 위해 만든 자리였던 만큼 신 회장의 의중이 직접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