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미·중·러 정상 연쇄회담, 사드·북핵·경협 외교 펼친다
김종원 기자
2016/09/01 17:53
2016/09/01 17:53
박 대통령, 2~9일 러시아·중국·라오스 3개국 순방...버락 오바마·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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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순방에서 박 대통령이 주변국의 사드 배치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고 대북제재 공조를 어느 정도까지 재봉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형성된 한·미 대 중·러 갈등 전선을 어떤 식으로든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으로 간주하는 중·러의 군사적 구도 시각은 한국에 대한 신뢰관계 훼손까지 언급하는 수준이어서 조기 봉합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1주일 사이에 이어지는 한·미·중·러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사드 배치에 대한 설득 외교와 북핵·북한 문제 공조 강화, 경제협력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외교안보 행보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을 포럼의 주빈으로 초청한 것은 극동 개발에 있어 두 나라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수석은 “이번 포럼 참석은 극동 지역 개발 파트너로 한러 간 호혜적 협력 모멘텀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 업무오찬, 업무협약(MOU) 서명식, 공동 기자회견 등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도 소화한다.
한러 정상회담은 북한의 연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탄도미사일 발사 강행에 이어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관한 한러 협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김 수석은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곧바로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20을 계기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탈리아와 각각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사드 배치 반대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는 두 나라 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을 다지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간 중요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박 대통령은 7일부터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막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박 대통령은 8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해 북핵 불용의 확고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포럼에는 미중일러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또 8∼9일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라오스 양자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4월 출범한 라오스 새 지도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두 나라 관계 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수석은 이번 3개국 순방에 대해 “글로벌 경제 부진과 보호무역 움직임, 북한의 도발과 위협 등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국 경제의 활력과 성장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계기를 마련함은 물론 북핵 불용과 이를 위한 안보리 결의 이행 등에 있어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러, 한중, 미중 등 정상간 양자 협의의 결과는 8일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의장성명에 포함될 대북 메시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는 지난달 27일 나온 유엔 안보리 대북 규탄 성명 수준의 강도 높은 메시지가 들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