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 박성준 대표, “소규모 스튜디오만의 강점으로 강소기업이 목표”

황대영 게임담당 기자|2016/09/06 21:15

"회사를 크게 키우면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따라서 커지게 됩니다. 현재로서 내꺼 스튜디오는 꿈의 직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스튜디오 내꺼(NETKER)이 지난 8월 30일 PC 온라인 게임 '베르서스: 배틀 오브 더 글래디에이터(이하 베르서스)'를 글로벌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정식 출시했다. 베르서스는 유혈이 낭자한 콜로세움에서 글래디에이터가 되어 순전히 조작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PvP가 핵심인 게임이다.

특히 북미/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출시 후 마케팅 및 한글화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내 게이머들이 찾아 반응 또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무기와 스태미나, 딜레이에 따른 심리전을 통한 긴박한 전투가 매력적이라는 게 게이머들의 평가다.

때문에 박성준 내꺼 대표는 베르서스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으며,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권 시장에 PC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스팀 플랫폼은 특성상 북미와 유럽에서 반응이 쉽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베르서스는 의외로 태국에서 반응이 좋아 놀라웠습니다"라며, "신흥 시장으로 뜨고 있는 태국에서 높은 반응 덕분에 현지 퍼블리셔와 접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 모두 출시한 5년 차 스타트업 '내꺼'

스튜디오 내꺼는 직원 13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개발사다. 2011년부터 꾸준히 개발에만 매진. 지난 6월 20일 첫 모바일 액션 RPG '프로젝트 뫼비우스'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 '베르서스'까지 정식 출시했다.

당연히 소규모 개발사라서 인력, 자금, 마케팅 등 다양한 부분에서 어려운 부분이 뒤따랐다. 특히 게임 시장이 대형화, 고도화되면서 마케팅 출혈 경쟁은 소규모 개발사에게 그저 '그림의 떡'에 가까웠다.

내꺼의 처녀작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뫼비우스를 출시하고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마케팅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하면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MCN, 블로거, SNS 등 다양한 채널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으로 얻은 해외에서의 성과. 박 대표는 베르서스에서 거둔 성과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바라봤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가 아닌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첫 번째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그런 수준의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수준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 것에 비해 얻는 효과가 눈에 띌 만큼 드러나지 않기에, 가장 최적의 효과를 가진 SNS와 MCN을 채널로 삼아 알릴 계획이다.

스튜디오 내꺼는 온라인 게임 베르서스 운영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뫼비우스도 iOS 론칭과 함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 정식 론칭 후 꾸준히 즐긴 유저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함이다.

또 스튜디오 내꺼는 프로젝트 뫼비우스를 다양한 플랫폼에 출시할 준비하고 있다. 이미 정식 출시한 게임을 재런칭으로 성공한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 추가적인 플랫폼 출시로 유저 풀을 확보하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신작에 대한 부분도 빠트리지 않았다. 베르서스 정식 출시로 인해 5년 만에 온라인, 모바일 라인업을 갖춰 아직까지 신작을 언급하기에는 조금 이른 부분도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신작이 나온다면 모바일로 나올 것이고, 조금 더 깊게 본다면 MMORPG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1000억을 가진 회사는 꾸준히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벤처(모험)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내꺼는 작은 규모의 회사로서 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가기 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라며, "개발 방식 역시 큰 회사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용해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박성준 스튜디오 내꺼 대표

베르서스, 실제 싸운다는 느낌을 컨셉으로 내세운 액션 PvP 게임

"베르서스는 게임 속에서 실제로 싸운다는 느낌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타겟팅 스킬과 강화 아이템이 주를 이루는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확실히 다르지요"

베르서스는 일반적인 온라인 MMORPG와 다르게 철저한 PvP만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웠다. 논타겟팅 근접 액션,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적인 갑옷 파괴 시스템, 개인전과 팀전을 망라하는 최대 16인까지 지원하는 PvP 게임 모드 등 마치 로마 검투장에서 목숨을 걸고 혈전을 벌이는 모습과 비슷하다.


철저한 PvP 게임이기 때문에 캐릭터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단 1종만 존재하는 캐릭터에 남/여로 구분되어 다양한 무기 착용과 커스터마이징에 따라 동양적, 서양적 느낌이 갈린다. 그리고 스킬 세팅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개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특히 베르서스에서는 모든 공격에 대한 회피가 가능하기 때문에 희귀 아이템만 대량으로 가진 속칭 '아이템빨'이라는 유저라도 조작에 능숙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덕분에 갑옷 파괴 시스템과 함께 더욱 현실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당연히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베르서스가 어렵게 느껴질 터. 간단한 조작과 PvP 게임을 모토로 잡고 개발했기 때문에 조작이 생명인 FPS 게임을 즐긴 유저라면 쉽게 따라올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단지 아쉽다면 아직까지 유저 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아 매칭 부분에서 조금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초심자가 곧바로 숙련자와 매칭 되는 현상. 오죽하면 베르서스의 상위 50위권 게이머 중 일부는 개인전에서 1만 킬을 넘어설 정도로 상당한 실력자들이 즐비하게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박 대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구조인데, 가끔 인원이 적은 시간에 매칭이 된 것입니다. 숙련된 50인 게이머분들은 그린라이트 시절부터 즐겨주신 상당히 코어한 유저분들입니다 "처음 진입한 유저분들에게도 조작을 익힐 때까지 즐길 수 있는 데모와 같은 버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베르서스는 아직까지 스팀을 통해 해외 서비스만 진행하고 있지만, 오는 10월 초 국내 정식 출시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버전은 스팀 버전과 다르게 아이템 경매장과 UI 등을 개편해, 편의성을 더욱 높인 상태로 준비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모바일, 온라인 게임 각각 1종씩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모 버전과 모바일 게임 업데이트 등으로 유저분들에게 더욱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계획입니다"라며, "베르서스는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해외 시장에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뫼비우스 또한 타 플랫폼과 다른 국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