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민들, 박 대통령 퇴진 요구 ‘침묵시위’…“세월호 진실 밝혀라”

30일 재일동포 행동의 날.…세월호 참사 7시간 수사 요구
가장 혼잡한 도쿄 신주쿠역 앞 1시간 침묵시위

엄수아 기자|2016/12/01 00:37
일본 교민 30여명이 30일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사진=엄수아 특파원
일본 교민과 유학생 등 30여명은 30일 낮 12시 JR신주쿠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어떤 구호도 외치지 않고 손팻말을 가만히 들고 서있는 조용한 시위였다. 대부분 아이를 둔 여성들로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학교에 보낸 뒤 참여했다.

이날 시위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세사모)이 주축으로 온라인상에서 알고 자발적으로 모인 교민들과 학생들로 구성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진실을 밝히는데 힘을 보태고자 해외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일본에선 대부분 아이를 둔 엄마들이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쓰인 ‘박근혜 퇴진’ ‘박근혜를 구속하라’ ‘이게 나라냐’ ‘세월호 진실을 밝혀라’ 등의 손팻말을 들거나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날 참석한 오은정씨(42)는 “대부분 엄마들이 활동하는 작은 모임이지만 세월호 참사 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하나둘씩 모이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 사건의 핵심은 세월호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나온 여성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있다.
세사모 회원 서너명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거리의 시민들에게 박 대통령의 퇴진 요구 등이 담긴 ‘해외동포 행동의 날 선언문’을 배포했다.

이 선언문에는 “우리는 이른바 세월호 일곱 시간과 관련하여 하나 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며 “304명이 고스란히 수장되는 동안 국가와 대통령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즉각 사퇴, 7시간을 수사할 수 있는 특검 보장, 세월호 특조위의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지나던 일본 시민들은 이날 대부분의 조간신문 1면이 박 대통령 관련 소식인 만큼 멈춰서 유인물을 읽어보거나 ‘화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 한국 유학생은 지나가다 봤다며 도울 일이 없냐고 물어오며 유인물을 함께 배포하는 등 시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