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탄핵 후 ‘정국안정 최선’ 대국민담화 발표

국무회의·NSC 소집, 국정공백 최소화 전 내각에 지시
권한대행으로서 외교행보도 예상, 주요 인사권 행사 가능성

최태범 기자|2016/12/08 16:34
황교안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수서고속철도 개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 songuijoo@
국회가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황교안 국무총리는 현재의 혼란 상황을 수습하고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대국민담화를 곧바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총리실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여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다각도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본회의에서의 탄핵안 최종 처리 시간이 여야 협상에 따라 미뤄질 수 있어 대국민담화 발표는 9일 오후 또는 10일 오전으로 유동적이다. 하지만 총리실은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가능한 한 당일에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탄핵소추안의 의결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는 국회의 탄핵안 처리 직후 대국민담화 발표에 앞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임시 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즉각 소집해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전 내각에 긴급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교·안보와 치안 분야 장관들에게 각별한 각오로 직무에 임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군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전 군에 지휘경계령을 내리고, 전국 경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도록 하는 명령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또 각종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대책을 강화하라는 주문과 함께, 경제·민생 등 주요 국정 현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각 부처 장관에게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NSC, 대국민담화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른 이후 황 총리는 ‘한국 외교·안보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전달하는 대외적 행보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미국 트럼프정부 출범을 비롯해 ‘금한령’으로 대표되는 악화된 한중 관계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황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다음 달로 임기를 마치는 헌법재판소장과 대법관 2명의 지명권을 비롯해 내년 초 예정된 검찰 인사 등 각종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다.

일단 황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더라도 정부서울청사 내의 총리집무실에서 주로 머물면서 업무를 볼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이후에도 박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있는 만큼 청와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황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총리 협의회를 주재하고 “국회의 탄핵 표결 등 여러 가지 정치 상황으로 국정의 불확실성이 크고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이지만, 전 내각은 흔들림 없이 주어진 소임에 매진해 달라”고 강조했다.